금메달보다 ‘군 면제’가 더 크게 회자되면서, 병역특례 제도가 또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아시안게임(AG)의 환희와 감동이 가시기도 전에 일부 선수들의 행동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3일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최우진(전북 현대)은 다리를 절뚝거리며 걸어와 신발 속에서 금메달을 꺼내는 장면의 영상을 SNS에 게재했다. 최근 DMZ 지뢰 폭발 사고로 부상한 장병을 연상하게 했다. 박승수(뉴캐슬)는 전역모를 삐뚤게 쓴 사진을 업로드했다. 주장 이기혁(강원FC)은 “군대 안 갑니다”라고 외쳤고, 양민혁(베스테를로)은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어서 그거 하나 보고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거세게 일자 이들은 지난 4일 귀국 현장에서 공식 사과했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예술·체육요원 제도에 따라 AG 금메달이나 올림픽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거둔 선수는 체육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다.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 동안 해당 분야에서 총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이수하면 된다. 이 때문에 ‘병역 면제’라고 표현한다.
이 제도는 1973년 마련됐다. 당시 한국은 산업화 초기 단계에 있었고, 국제 스포츠 성과는 국가 위상을 알리는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졌다. OECD 회원국이자 고소득 국가로 성장했다.
시대적 환경이 크게 달라진 만큼 반세기 넘게 유지된 병역특례 제도의 취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일부 선수들의 발언이 불씨가 되면서 AG 병역특례 제도 논란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대가 달라진 만큼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며 금메달 축하와 병역 특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군대가 혐오시설인가”라며 “AG 군 면제 이제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징병제를 시행하는 국가 중 병역 혜택을 주는 나라는 많지 않다.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위스, 이스라엘 등은 선수가 메달을 획득하더라도 병역을 면제해주지 않는다. 남녀 모두 징병제인 덴마크 역시 특별한 혜택이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엘리트 스포츠가 국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제도를 바꾼다면 한국 체육이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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