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을 향한 자신감을 챙겼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일본 원정서 치른 두 번째 맞대결에서 달라진 경기력을 확인했다.
승리는 눈앞에서 놓쳤지만 남은 것은 패배뿐만이 아니었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4일 일본 도쿄서 열린 일본과의 2026 여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2차전에서 77-78로 역전패했다. 전날 1차전에서 59-77로 크게 졌던 대표팀은 하루 만에 경기력을 끌어올렸지만 종료 0.2초 전 결승 3점슛을 허용했다.
출발부터 전날과 달랐다. 허예은의 3점슛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거센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으며 주도권을 잡았다. 1쿼터를 22-9로 앞섰고 전반도 10점 차 리드로 마쳤다. 무엇보다, 박지수가 발목 부상으로 빠지고 박지현도 소속팀 일정으로 합류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 빈자리를 채운 건 강이슬(20점)과 이해란(17점), 최이샘(13점) 등이다.
‘오답노트’ 덕분일 터. 강이슬은 반등의 원동력으로 수비 정비와 적극성을 꼽았다. 그는 “수비적인 부분에서 코칭스태프와 미팅을 진행했다. 우리가 헷갈렸던 부분에 대해 말씀을 드렸고, 확실한 피드백을 통해 수정이 이루어졌다”며 “전날 1쿼터 분위기 때문에 끝까지 끌려갔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1쿼터부터 잘 풀어가자고 이야기를 나눈 것이 초반부터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높이의 열세는 활동량으로 메웠다. 강이슬은 “한 명에게 치우치지 않는 팀플레이가 잘 됐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쉼 없이 다 같이 움직이고 소통했다”며 “현재 지수와 지현이가 빠진 상황이라 선수단 신장이 작은 편이다. 한 발 더 뛰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오늘 그 부분이 잘 살아났다”고 말했다.
10점 넘게 벌렸던 격차를 지키지 못한 것은 숙제로 남았을 터. 한국은 일본의 추격에 흔들리며 경기 종료 14초 전 76-75까지 쫓겼다. 마지막 수비에선 역전포를 얻어맞았다.
강이슬은 “수비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더욱 수비에 집중하고 공격을 침착하게 풀었어야 했는데, 마음이 급해지면서 흐름을 넘겨주고 말았다”며 “4쿼터 초반 추격을 당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위축되었던 점은 반성해야 한다. 앞으로 치를 대회에서 다시 나와서는 안 될 모습”이라고 짚었다.
그래도 두 경기의 의미는 분명했다. 강이슬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일본과의 격차가 있는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정예 멤버가 완벽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이길 수도 있었던 흐름을 만들었다. 선수들 전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앞으로 어떤 플레이를 해나가야 하는지 확실히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해란 역시 가능성을 확인했다. 1차전 자신의 경기력에 30점을 줬던 그는 이날 50점으로 점수를 높였다. 가장 달라진 부분으로는 ‘기세’를 꼽았다. 이해란은 “1차전에서는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지만, 오늘은 우리도 함께 부딪히며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맞서면서 우리가 의도하고 주도하는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선수 개인적으로 봤을 때도 수확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자신을 막은 일본 센터들의 느린 발을 공략하며 장점인 스피드를 살렸다. 이해란은 “나의 장점인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을 펼쳤고, 이것이 일본을 상대로도 통한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전서 MIP(기량발전상)까지 받은 그는 “내가 잘해서라기보다 코트에서 함께 뛰어준 언니들과 동생들이 있었기에 상을 받을 수 있었다”며 “나를 끝까지 믿고 기용해 주신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부담감을 책임감으로 바꾸어 잘 이겨낸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대표팀은 다음 달 2026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농구 월드컵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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