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박스] “어차피 못 말릴 줄 알았다고…” 모두가 붙잡았지만, 최준용은 진짜 미국으로 간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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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실패하고 오겠습니다!”

 

포워드 최준용(32·KCC)이 오랫동안 가슴에 품었던 미국 도전을 현실로 옮긴다. 국내서 보장된 ‘슈퍼스타’ 대우를 모두 내려놓고,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곳에서 농구 실력 하나로 부딪쳐보겠다는 각오다.

 

최준용은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행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다음 달 1일 출국해 무릎 재활과 몸 만들기에 집중한 뒤 8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현지 무대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아직까진 정해진 팀도, 보장된 계약도 없는 상황이다.

 

가족과 소속팀도 처음에는 그를 붙잡았다. 특히 최형길 KCC 단장은 적극적으로 미국행을 만류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준용의 뜻이 꺾이지 않자 마지막에는 웃으며 등을 떠밀었다.

 

최준용은 “단장님이 ‘네 눈빛을 보니 어차피 못 말릴 줄 알았다. 그래도 팀에서 가장 필요한 선수를 붙잡는 게 단장의 일이라 말렸던 것’이라고 하셨다”며 “‘실컷 고생하고 와라. 조금은 실패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빨리 돌아오지 않겠느냐’는 농담도 하셨다”고 전했다.

 

동료들의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가장 먼저 이야기를 나눈 건 마찬가지로 최근 해외 진출을 선언한 송교창(오사카 에벳사)이다. 그는 “역시 형은 다르다”며 응원을 보냈다.

 

이어 허웅은 “9월 초까지 안 오면 죽여버리겠다”며 거친 애정 표현을 건넸다는 것. 최준용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선수도 있었고, 멋있다고 해준 선수도 있었다”며 “팀에 미안하지만 더 성숙하고 농구를 잘하는 선수가 돼 돌아오면 KCC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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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해외 무대를 경험한 이대성(삼성)과 이현중(샌안토니오 스퍼스)도 큰 힘이 됐다. 최준용은 “가본 사람들이라 조심스럽게 걱정하면서도 ‘너라면 무조건 잘할 것’이라고 해줬다”며 “내게는 두 사람이 꿈을 현실로 만든 선수들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대우받는 최준용이 아니라, 미국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최준용으로 시작하고 싶다”며 “전단지를 돌려서라도 나라는 선수를 알리고, 이 농구 실력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확ㄱ인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결심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NBA를 꿈꿨지만 국내에서 우승과 최우수선수(MVP), 높은 연봉까지 손에 넣으면서 오히려 모든 것을 내려놓기가 어려웠다. 최준용은 “이번에 우승하고 누구보다 행복해야 할 때인데도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이 남았다”며 “지금이 아니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최준용은 이번 도전을 두고 거듭 “실패하러 간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300억원짜리 계약을 하고 NBA 유니폼을 입고 돌아와도 성공이고, 맨땅에 헤딩하다 머리가 깨져 돌아와도 성공”이라며 “내 한계까지 끌어내 시원하게 도전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의도=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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