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없으면 잇몸’이라 했다. 하지만 견디는 데도 한계가 있다. 프로야구 한화에 또다시 부상 악령이 덮쳤다.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이었던 문동주와 거포 강백호가 이탈한 상황. 2개월여 만에 채은성이 겨우 복귀하며 한숨 돌리나 싶더니, 이번엔 맹타를 휘두르던 오재원마저 쓰러졌다. 도무지 완전체 전력을 갖추기 힘들다.
오재원은 지난 2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수비 훈련 도중 우측 발목을 접질렸다. 진단 결과는 우측 발목 염좌다. 통증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아 선수 보호 차원에서 엔트리 말소가 불가피했다. 복귀 시점도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상승 곡선을 그리며 위로 치고 올라가야 할 시점에서 당한 부상이라 아쉬움이 더욱 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방망이가 가장 뜨거웠던 타자다. 오재원은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417(24타수 10안타) 6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7월 15경기 성적은 타율 0.438(48타수 21안타)에 달한다. 올 시즌 성적(76경기 타율 0.265, 39안타 16타점 38득점)의 상당 부분을 7월 한 달 동안 맹타로 채워 넣었다.
오재원은 2026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상위 지명이 투수 쪽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한화는 과감하게 오재원을 선택했다. 고교 시절 뛰어난 컨택 능력과 뛰어난 수비력까지 겸비해 한화의 약점인 외야를 메워줄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시작은 화려했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고졸 신인 개막전 리드오프 자리를 꿰찼다. 3월 28일 대전 키움전에서 두 번째 타석 만에 데뷔 첫 안타를 쳤다. 이날 3안타 경기를 펼치며 ‘대형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3월 3경기 타율은 0.429(14타수 6안타)에 달했다.
하지만 4월 19경기에서 타율 0.114(44타수 5안타)로 침체에 빠졌다. 5월에도 23경기 9타수 무안타로 반등하지 못했다. 부진이 길어지며 2군 재조정이 필요한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김경문 한화 감독은 오재원을 바로 내리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든 즉시 투입할 수 있는 대타, 대수비 자원으로 활용했다.
6월 들어 타율 0.219(32타수 7안타)로 조금씩 살아나는 듯했으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결국 6월 20일이 돼서야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재정비 시간은 길지 않았다. 퓨처스리그 6경기의 타율이 0.235(17타수 4안타)에 그쳤으나 열흘 만인 6월30일 다시 1군에 복귀했다.
돌아온 그는 완전히 달라진 타자가 됐다. 한화의 후반기 반격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한창 좋았던 흐름이 부상으로 끊겼다. 한화는 오재원이 빠진 리드오프 자리에 이원석, 이도윤 등을 번갈아 투입하고 있지만 공백을 완전히 메우지는 못했다. 이원석은 26일 대전 LG전에서 4타수 1안타, 이도윤은 28일 대전 롯데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아쉬움을 남겼다.
5위 KIA(50승 2무 45패)를 3.5경기 차로 쫓고 있는 6위 한화(44승 3무 46패, 승률 0.489)에 오재원의 부상 이탈은 뼈아프다. 아래로는 7위 NC(42승 2무 48패)에 두 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한창 물오른 리드오프의 부재라는 악재를 한화가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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