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개봉한 와일드 씽의 강동원은 멋있어 보이려 애쓰지 않는다. 오히려 촌스럽고, 과하고, 때로는 민망할 만큼 진지하다. 그래서 더 눈길이 간다.
작품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표절 논란으로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의 재도전을 그린 코미디다. 강동원은 세기말 그룹의 리더이자 댄스 머신 현우를 맡았다. 단 한 번의 무대를 위해 다시 멤버들을 모으고 재기의 기회를 노린다.
강동원은 이번 작품에서 칼단발 헤어·와이드 팬츠·고글·장갑까지 2000년대 초반의 스트릿 감성을 온몸으로 소화했다. 파격은 외형에만 머물지 않았다. 고난도 비보잉과 헤드스핀까지 직접 익히며 현우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17일 강동원에게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을 묻자 “일단 굉장히 만족스럽다. 특히 트라이앵글의 마지막 무대는 ‘우리 좀 정말 잘하는구나’ 싶었다”라며 “처음에는 안무를 놓치지 않는 데 급급했는데 나중에는 안무가 숙지되니 라인을 살리는 데 신경 쓰게 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힙합은 익숙한 영역이 아니었다. 강동원은 “이번에는 아예 베이스가 없는 운동을 새롭게 배우는 느낌이었다. 처음 30분 동안은 음악에 맞춰 ‘업 업 다운 다운’을 하며 걷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몸을 풀고 스텝 연습을 한 뒤 기술 연습에 들어갔다”라며 “하루 4시간 정도 5개월 동안 연습했다. 그러니까 와이어 도움 없이 혼자 세 바퀴 정도 헤드스핀을 하게 되더라”라고 춤 연습에 쏟아부은 열정을 전했다.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강동원은 “평소에 힙합 음악을 듣지 않다 보니 그 특유의 제스처와 스웨그에 적응하는 데도 한참 걸렸다. 원래 메소드 연기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나중에는 평소에도 힙합 옷을 사 입고 다녔다. 옷이라도 입고 다녀야 그 문화를 이해하겠더라”라고 설명했다.
극 초반 현우의 비주얼은 1세대 아이돌의 이미지에서 출발했다.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 TV 음악방송에서 봤던 가수들의 모습을 떠올렸다며 “그분들이 보셔도 ‘우리 그랬지’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또 “당시에는 단발머리가 최고의 멋이었다. 2집의 과장된 단발머리는 내가 먼저 세기말 감성으로 과하게 가보자고 재미를 위해 제안한 것”이라고 전했다.
현우는 우스꽝스러운 인물이지만, 그를 단순한 웃음의 대상으로 표현하고 싶진 않았다. 캐릭터에 대해 “정말 타고난 딴따라다. 화려한 무대를 쫓아 결국 성공을 했는데 모든 게 다 무너지고 무명처럼 20여 년을 살다가 다시 기회가 온 것 아니냐. 얼마나 잡고 싶겠냐. ‘무대 뽕 맞고 나면 달라질 거야’라는 대사처럼 다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을 끝까지 밀고 갔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을 향한 주변 반응도 강렬했다. 강동원은 “부산에 친한 형이 유튜브에 공개된 트라이앵글의 러브 이즈(Love is) 뮤직비디오를 보고 연락이 왔다. ‘뭐고, 니 요새 돈 없나?’라고 하더라”고 웃음을 터트리며 “그 짧은 말이 많은 걸 의미하는 것 같다. 나는 최고의 칭찬으로 받아들였다”라고 덧붙였다.
현우는 한마디로 잊혀진 스타다. 이 지점에서 “늑대의 유혹(2004)이 정말 잘됐을 때에도 ‘언젠가는 대중에게 잊혀질 수 있다’라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며 활동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작품 콜이 안 들어오는 때가 있을 것이고, 인간 자체로도 언젠가 잊혀질 거라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 불안은 강동원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기 하다. 최근에는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강동원은 “요즘 제작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도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직접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뛰어든 것”이라고 짚었다. 작품 선택 기준도 “무조건 내 기준으로 재밌는 책, 즉 대본의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본다”라며 “내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드는 편”이라고 보탰다.
향후 계획도 분명하다. 제작에 대한 의지와 함께 액션 영화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강동원은 “더 나이 들기 전에 액션 영화를 더 찍고 싶다”라며 “젊을 때 많이 찍어놔야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와일드 씽의 현우가 다시 무대를 향해 달려가듯 강동원 역시 다음 작품과 다음 도전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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