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익숙하게 보던 얼굴들이 잇따라 무대로 향하고 있다. 한때 일부 관객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연극은 이제 대중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갖춘 콘텐츠로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스타 배우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연극 무대는 보다 친숙해졌고, 관객층 역시 점차 넓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3일 공연계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31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연극 바냐 삼촌이 공연된다. 바냐 삼촌은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으로 인간의 삶과 욕망, 좌절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배우 이서진이 주인공 바냐 역을 맡아 연극에 처음 도전한다. 영화 완벽한 타인과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내과 박원장, 예능 서진이네 시리즈, 이서진의 달라달라 등에서 쌓아온 친근한 이미지를 벗고, 무대 위에서 보다 밀도 있는 감정 연기를 선보일지 기대가 모인다.
소냐 역에는 고아성이 나선다. 두 배우 모두 첫 연극 무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카메라를 통해 축적해온 감정 표현이 관객과 직접 마주하는 무대에서 어떻게 확장될지, 또 즉각적인 호흡 속에서 어떤 새로운 매력을 드러낼지가 공연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오는 7월8일부터 9월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베니스의 상인 역시 방송 매체로 익숙한 배우들이 어우러진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자비와 복수, 선택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포셔 역을 맡은 그룹 소녀시대 출신 배우 최수영, 원진아가 대중적 인지도와 함께 꾸준히 쌓아온 연기 경험을 무대에서 선보인다. 여기에 박근형, 신구 등 연극계에서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온 배우들이 중심을 잡으며 작품의 완성도를 더한다. 다양한 세대의 배우들이 만들어낼 조화는 이번 공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오는 7월18일부터 9월13일까지 대학로에서 공연되는 죽은 시인의 사회 역시 브라운관을 통해 압도적인 연기 내공을 지닌 이들이 무대에 선다.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한국 초연으로, 엄격한 교육 환경 속에서 현재를 살아라(Carpe Diem)는 메시지를 전하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입시 위주의 교육 체계 속에서 학생들에게 정해진 정답 대신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스승이자 진정한 캡틴 존 찰스 키팅 역에는 차인표, 연정훈, 오만석이 캐스팅됐다. 특히 차인표와 연정훈은 연극 무대가 처음이다. 감정을 끊김 없이 이어가야 하는 특성상 이들의 도전은 단순한 활동 영역 확장을 넘어 연기 본질에 대한 새로운 시도로 해석된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활동하던 배우들의 무대 진출은 연극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익숙함에서 출발해 낯선 매력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연극은 다시 한 번 현재의 관객과 호흡하는 장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최근 스타 배우들의 참여는 단순한 화제성 차원을 넘어 연극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인지도 높은 배우를 계기로 유입된 관객들이 다른 작품으로 관람을 확장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전반적인 시장 저변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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