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인 부서에 스폰서십 확보 업무?… 김원섭 KPGA 회장 '눈 가리고 아웅식' 인사 논란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한 직원들이 경기도 성남 KPGA빌딩 2층 공실에서 격리배치 된 채 업무를 보고 있다. KPGA 노조 제공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한 직원들이 경기도 성남 KPGA빌딩 2층 공실에서 격리배치 된 채 업무를 보고 있다. KPGA 노조 제공

언제까지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대중을 속일까. 김원섭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리더십에 물음표가 진해지고 있다.

 

지난 7일 KPGA노동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한 직원 3명이 정상적인 업무를 부여받지 못한 채 사실상 업무배제 상태에 놓여있고, 일부 직원은 별도 공간에 격리배치 돼 있다고 알렸다.

 

KPGA 측은 KPGA노조가 보도자료를 배포한 지 약 20분 만에 해명 자료를 내놓으며 “현실적인 공간 제약에 따른 불가피한 임시 조치이며 격리나 보복을 목적으로 한 조치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에서 제기된 ‘업무배제’ 주장과 달리, 협회는 복직자들에게 정상적인 업무 지시를 하고 있다”며 “복직 직원들에게 일상적인 업무부터 네이밍 파트너 확보 등의 구체적인 업무 지시까지 내린 바 있다”고 전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확인한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네이밍 파트너 확보 등 구체적인 업무 지시는 없었으며, 불가피한 임시 조치가 아닌 일관성 없는 미온적 조치였다. 

이번 사안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1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야 한다.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한 직원 A, B, C 씨는 2024년 불거진 KPGA 고위임원 ㄱ씨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직접 피해 사실을 진술하거나 증언한 직원들이다. 현재 ㄱ씨는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알려진 직후 A, B씨는 2025년 1월 각각 신규개발1팀, 2팀으로 발령이 났다. 신규 부서였으면 부서원은 단 1명도 없었다. 약 6개월 후 이들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해고된 것이다.

 

신규개발1, 2팀을 신설해 부서원 없이 발령을 내놓은 뒤 이들에게 맡겨진 업무가 바로 스폰서십 확보였다. 프로스포츠 단체의 핵심 업무인 스폰서십 확보는 마케팅 부서의 핵심 업무이자, 스포츠단체 1순위 사업이다. 이런 중대한 사업을 1인 부서를 신설해 발령을 내놓고 업무를 맡긴 것이다. 기존 마케팅 부서와의 협업 지시도 없었다. 

 

이번 복직 건도 연장 선상이다. A, B씨는 복직 후 KPGA 측이 해명한 것처럼 네이밍 파트너 확보 등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지 못했다. 부당해고 직전 부서였던 신규개발 1, 2팀에 그대로 다시 배정됐다. 그 사이 9층 사무실 책상은 모두 사라졌다. 이들이 부당해고 된 직후 책상 배치를 모두 바꾼 것이다.

 

 국내 각 프로스포츠 단체 관계자들은 “스폰서십 유치는 조직 단위의 핵심 전략 업무”라며 “개개인에게 이 업무를 지시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스폰서십 유치는 연 단위 수억원에서 수백억원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사업이다. 금융, 자동차, IT 등 다양한 분야의 타깃 기업 선정부터 기업 마케팅 전략과 적합성 검토, 제안서 개발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어 해당 기업과 금액 및 권리 범위 등을 협상해야 하고, 법무 및 재무 검토까지도 필요한 사안이다.

 

 이 때문에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남녀농구연맹(KBL, WKBL), 한국배구연맹(KOVO) 등 국내 주요 프로리그 단체는 회장을 중심으로 마케팅 핵심 부서가 적극적으로 협업해 업무가 이뤄진다. 한 관계자는 “각 협회 및 연맹 리더가 직접 움직여도 쉽지 않은 업무가 스폰서십”이라며 “개개인이 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전했다. 실제 KPGA 홈페이지에 공개한 올 시즌 투어 일정에 따르면 오는 10월8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것으로 예정된 대회는 ‘ㅇㅇ대회(총 상금 7억원)’로 표시돼 있다. 8월27일 열릴 예정인 대회 역시 SBS오픈으로 기재했지만 ‘가칭’이라는 단어가 함께 붙어있다.

 

 이러한 사실은 김원섭 KPGA 회장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 회장은 KPGA, KLPGA, KBO, 한국프로축구연맹, KBL, WKBL, KOVO 등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협회장을 최근까지 맡은 바 있다. KPGA 회장에 오르기 이전까지 마케팅 업무 경험도 풍부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복직 시킨 뒤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내린 바 있다”고 해명한 것이다.

 

 C씨도 마찬가지다. C씨는 9층 사무실 운영팀에 발령을 냈지만, 8일 현재까지 그 어떤 업무 지시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KPGA는 최근 정기총회에서 이들 복직 직원 3인을 두고 “어떠한 비용을 쓰더라도 끝까지 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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