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그날처럼…DB, KCC와의 농구영신서 또 웃었다

사진=KBL 제공

‘3년 전 그때처럼!’

 

2025년의 마지막 경기, ‘농구영신’서 DB가 웃었다. 3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3라운드서 99-82(22-14 27-23 34-22 16-23) 승리를 거뒀다. 연승 숫자를 ‘4’로 늘리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4번째로 시즌 전 구단 상대 승리까지 달성했다. 더욱이 이날 경기는 공동 3위 두 팀 간의 만남이었다. 시즌 성적 17승10패를 작성. KCC를 내리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기분 좋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시작하게 된 것은 물론이다.

 

농구영신은 송구영신(送舊迎新·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과 농구를 합친 말이다. 매년 12월31일 늦은 밤 시작한다. 농구장에서 함께 새해를 맞이하는, 특별한 행사다. 자정이 넘어 끝남에도 많은 농구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2016년 처음 시작해 어느덧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연례행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로 꼭 10년째를 맞았다. 총 7066명의 관중이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도 농구영신 뷰잉파티가 진행됐다.

 

사진=KBL 제공

 

3년 만에 성사된 농구영신 리턴매치. DB와 KCC는 2022년에도 마지막을 장식한 바 있다. 당시엔 DB가 102-90으로 승전고를 울렸다. 농구영신 역사상 유일한 세 자리 득점을 올렸다. 농구영신만의 묘한 흐름도 DB의 기대감을 높였다. 지금껏 농구영신서 한 번 이긴 팀은 두 번째 경기에서도 이겼다. 경기 전 김주성 DB 감독은 “지금 알았다”면서 “연승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긴장감은 팽팽했다. 앞서 1~2라운드에선 DB가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의 바람은 이뤄졌다. 최근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DB는 이날도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계속되는 부상 악재로 완전체가 힘든 KCC로선 막기 어려웠다. 득점 우위 시간 37분29초를 마크, 완전히 상대를 압도했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점수가 벌어졌다. 4쿼터 한때 점수 차가 29점까지 벌어졌을 정도. 높이에서의 강점을 잘 살렸다. 김 감독이 강조했던 리바운드에서도 30-30으로 팽팽했다. 경기 막판 주축선수들을 빼기 전까진 앞서가며 찬스를 만들었다.

 

특히 ‘막강 듀오’ 헨리 엘런슨과 이선 알바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엘런슨은 26분39초 동안 코트 위를 누비며 30득점을 홀로 책임졌다. 5개의 3점 슛을 시도해 모두 성공시키는 등 쾌조의 슛 감각을 자랑했다. 3점 슛 5개는 이번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성공이기도 하다. 알바노도 확실하게 뒤를 받쳤다. 32분34초간 3점 슛 4개를 포함해 25득점 10어시스트 더블더블을 신고했다. 점수 차가 꽤 많은 나는 가운데서도 끝까지 집중력 있는 플레이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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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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