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4위’ 멎지 않는 여오현호 돌풍… IBK기업은행의 무서운 순위표 등반

IBK기업은행 선수단이 득점을 올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그렇게 멈추기 힘들었던 연패가, 이제는 찾아보기도 힘들다. 바뀐 IBK기업은행의 저력이 묻어난다.

 

IBK기업은행은 17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14 25-22) 셧아웃 승리를 장식했다.

 

시즌 6승(9패) 신고와 함께 승점 20점 고지에 올라섰다.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GS칼텍스(6승8패·승점19)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무기력한 7연패와 함께 시즌 6승9패, 승점 17로 순위가 6위까지 떨어졌다. 최하위 정관장(5승10패·승점14)과의 싸움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깨끗한 승리였다. 1세트 16-16 동점 상황에서 육서영과 최정민을 앞세운 3연 득점을 발판 삼아 선취점을 가져왔다. 2세트에서 사실상 마침표가 찍혔다. 팀 리시브 효율 24.64%, 리그 6위에 그치는 페퍼저축은행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를 향한 목적타로 상대의 공격 조립을 괴롭혔다. 2세트에만 서브에이스 5개를 적립했다. 18-9로 크게 앞선 끝에 2세트까지 가져왔다. 이렇다할 반격조차 실행하지 못한 페퍼저축은행은 홈에서 뼈아픈 패배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여오현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이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여오현호의 돌풍이 뜨겁디 뜨겁다. 시즌 전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진 IBK기업은행은 시즌 전 KOVO컵 우승까지 물들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의 부상 이탈로 크게 흔들렸다. 시즌 초반 7연패 포함 1승8패, 최하위 성적으로 분위기가 바닥을 찍었다.

 

사령탑 변동과 함께 그래프를 반전시켰다. 자진사퇴한 김호철 전 감독을 잇는 여오현 감독대행 체제에서 힘껏 날개를 펼쳤다. 직전 한국도로공사전 석패로 4연승 행진은 멈췄지만, 한국도로공사는 올 시즌 강력한 1강 독주 팀이다. 난적을 상대로 풀세트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것만으로 소득이 크다. 

 

약점이던 세터 자리에 등장한 ‘뉴 페이스’의 합류도 결정적이다. 지난 시즌 실업팀(수원시청)에서 뛰다가 올해 프로 무대로 돌아온 세터 박은서가 확 늘어나 출전 기회 속에서 잠재력을 펼쳐놓고 있다. IBK기업은행 공격 옵션을 고루 살리는 분배와 경기 운영에서 합격점을 얻는 중이다. 이날도 빅토리아(18점)-육서영(13점)-최정민(10점)-킨켈라(10점) 등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좌우 그리고 중앙까지 고루 활용하는 고른 토스가 있었기에 가능한 균형 잡힌 오펜스였다.

 

IBK기업은행 박은서가 동료들을 향해 사인을 보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이 외에도 여 대행의 유동적인 시스템 배구와 선수단의 반등 의지가 한 데 어우러진다. 리시브에서 유독 약점을 보이는 아시아쿼터 킨켈라와 외인 빅토리아의 포지션을 바꾸는 과감한 변화가 팀 짜임새를 한층 강화시켰다.

 

원래 아포짓 스파이커를 맡던 빅토리아의 리시브가 약점이 될 수 있지만, 비시즌 트레이드로 합류한 백전노장 리베로 임명옥이 넓은 수비 범위로 코트 안정감을 더한다.

 

여오현 체제에서 어느새 5승1패다. 지금의 IBK기업은행이라면 그 누구도 쉽게 막지 못할 기세다. 우승후보로 불렸던 그 모습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다. IBK기업은행의 질주, V리그 여자부의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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