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홍콩 참사, K-팝 가사도 바꿨다…공연 취소·기부 행렬

배우 박보검이 지난 28일 홍콩에서 열린 '2025 마마어워즈'에 챕터1 호스트로 참석했다. CJENM 제공

 홍콩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가 K-팝신에도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예정된 음악 축제는 조심스럽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지난 26일 오후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 재난급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홍콩 경무처는 29일 기준 화재로 인한 사망자 수를 128명으로 집계했다. 실종자는 약 150명이다. 홍콩 정부는 29일부터 사흘간을 공식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이는 국내 가요계에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28일과 29일 현지 개최가 예정된 K-팝 시상식 마마 어워즈가 개최되는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이 화재가 발생한 지역과는 약 20㎞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시상식 참석을 위해 가수와 관계자들이 출국을 마친 상황. 연출 전반에 걸쳐 변경이 불가피했다. 

지난 28일과 29일 홍콩에서 열린 '2025 마마어워즈' 현장. CJENM 제공

◆검은 의상에 가사도 변경…엄숙한 분위기로 애도

 

 긴 논의 끝에 마마 어워즈는 예정대로 개최됐지만 가요계에 따르면 참사 이후 현지 입국하는 출연진은 입국과 이동 과정에서 ‘미소 금지’를 요청받았다. 이에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차분한 표정으로 공연장을 향했다. 현지 상황을 고려해 본식 이전에 예정되어 있던 레드카펫 행사도 전면 취소됐고 축소 개최된 본식에서도 추모와 위로의 메시지를 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최 측은 시상식 전반에 ‘서포트 홍콩(Support Hong Kong)’ 메시지를 담았다. 참석자들은 옷에 검은 리본을 달고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와 추모의 의미를 담았다. 축제 분위기에 맞춰 화려하고 밝은 느낌의 의상을 준비한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지 분위기를 반영해 검은 의상으로 무대에 서야 했기에 일부 출연진은 급히 의상을 변경했다.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지난 28일과 29일 홍콩에서 열린 '2025 마마어워즈'에 참석했다. CJENM 제공

 이틀간의 공연에서 축제 분위기, 불(火)을 연상시키는 무대 장치와 노랫말이 대부분 제외됐다. 첫날 호스트를 맡은 박보검은 묵념으로 오프닝을 열었다. 그는 “음악이 주는 치유와 연대의 힘을 믿고, 무대를 통해 위로를 건네고 조금이나마 앞으로 나아가야 할 힘을 전하고 싶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올해 인기를 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가상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와 헌트릭스 커버 무대가 예고돼 기대를 모으나 공연 구성도 전면 수정됐다. 희망을 노래하는 골든(Golden)은 예정대로 무대에 올랐지만, 저승사자를 콘셉트로 한 사자보이즈의 무대는 취소됐다.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 할리우드 액션(Hollywood action) 가사 중 ‘즐겨 Chillin’, ‘Hot drop’s’ 등의 가사는 묵음 처리됐다. 걸그룹 미야오의 버닝 업(Burnig Up)은 턴 잇 업(Turn it Up)으로 표기를 수정했다. ‘숨이 멈춰도 돼’는 ‘끝이 없어도 돼’, ‘갓 미 버닝(Got me burnig)’은 ‘갓 미 터닝(Got me turning)’으로 가사도 대폭 수정했다. 

가수 지드래곤이 지난 28일과 29일 홍콩에서 열린 '2025 마마어워즈'에 참석했다. CJENM 제공

 

◆“음악의 힘 믿어”…팔 걷은 K-팝, 위로와 기부

 

 시상자와 수상자 할 것 없이 화재 참사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스트레이 키즈의 방찬은 “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여러분에게 음악을 통해서 힘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라이즈 앤톤과 보이넥스트도어 명재현은 각각 직접 준비해 온 현지 언어로 피해자를 향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홍콩 배우 주윤발이 지난 29일 홍콩에서 열린 '2025 마마어워즈'에 참석했다. CJENM 제공

 당초 시상자로 마마 어워즈 참석을 예고한 홍콩 스타 양자경은 불참했으며, 주윤발은 무대에 올라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했다.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 시상을 위해 단상에 오른 주윤발은 관객들에게 참사 희생자를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갖자고 제안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주윤발에게 올해의 가수 트로피를 전달받은 지드래곤은 “갑작스러운 비보로 많은 슬픔을 느끼고 계시는 홍콩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힘이 될 수 있는 가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CJ그룹과 마마 어워즈 측은 타이포 웡 푹 코트 지원 기금에 2000만 홍콩 달러(약 38억원)를 기부해 화재 지원에 나섰다. 마마 어워즈 출연진들이 소속된 가요계 대형 기획사들도 뜻을 모아 기부금을 전달했다. 하이브 뮤직그룹 APAC 산하 6개 레이블은 28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5억원을 전달했다. 성금은 홍콩 비영리단체와 함께 화재 참사 유가족을 지원하는 데 쓰이게 된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중국 홍콩 월드비전에 긴급구호 및 재난 복구를 위해 200만 홍콩달러를 기부했다. 이는 피해 아동과 주민들의 임시 거처 제공 및 심리치료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JYP 소속 스트레이 키즈, 킥플립 등도 기부에 동참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중국홍콩적십자사에 100만 홍콩달러를 기부했고, 소속 그룹 에스파와 라이즈도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YG엔터테인먼트와 더블랙레이블, 웨이크원 등 글로벌 K-팝 가수들의 소속사들도 안타까운 참사에 뜻을 모았다. 중화권 국적의 K-팝 가수들도 아픔을 함께했다. 홍콩 출신 갓세븐 잭슨과 중국 출신 아이들 멤버 우기, 그룹 웨이션브이도 각각 기부로 마음을 모았다. 

 

 지드래곤은 홍콩 타이포 웡 푹 코트 지원 기금에 100만 홍콩달러를 기부하며 구조와 복구에 힘쓰는 소방관과 자원봉사자를 돕는 데 쓰도록 특별히 요청했다. 지드래곤이 명예이사장을 맡은 저스피스재단은 향후 재단이 추진해온 소방관 및 재난 구조자의 심리 지원 노하우를 제공하며 홍콩 현지 단체와 협력할 예정이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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