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으로 삼겠습니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여자프로농구(WKBL) 새 시즌을 앞둔 삼성생명이 30일 주포 키아나 스미스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하루 전(29일) 화상 미팅을 통해 선수 본인과 최종적으로 대화를 나눴다”며 “고심 끝에 은퇴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팀 합류가 거듭 미뤄졌다. 설상가상 특별귀화 추진도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유명 스포츠 브랜드에 취직, 제2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아나는 지난 2022년 WNBA 신인드래프트 16순위로 로스엔젤레스 스팍스에 입단, 같은 해 WKBL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삼성생명에 합류해 3시즌 동안 활약했다. 데뷔 후 2022년 12월 슬개건 파열이라는 불의의 부상에 신음하기도 했다.
코트 위로 돌아와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2024년 신인선수상과 3점야투상, 식스우먼상을, 2025년엔 베스트5와 3점야투상, 기량발전상(MIP)을 수상한 바 있다.
개막을 한 달도 안 남긴 시점이다. 팀 전력에도 큰 변화가 생길 터.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이 있지 않나. (키아나의 은퇴는) 물론 너무 아쉽지만, 전화위복으로 삼아야 한다. 다른 선수들에겐 빈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동요가 아닌 ‘기회’를 외친다. 하 감독이 “사령탑 입장에선 죽을 맛일 수 있다. 선수들은 아닐 것”이라고 바라본 배경이다.“다들 내색은 안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경쟁심이 넘친다. (배)혜윤이가 중심을 잘 잡아줄 것이고, 지금의 아쉬움을 함께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키아나는 이날 구단을 통해 “블루밍스의 우승과 태극마크를 달고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뛰기를 바랐던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고 속상한 마음이 크다”며 “무릎 부상을 이겨내기 위해 매일 싸워왔지만, 노력과 마음가짐만으로는 되지 않아 결국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 비록 은퇴라는 슬픈 결말이지만, 나의 반쪽인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팬들과 팀 동료, 코치진 덕분에 좋은 기억으로 가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부상으로 몸과 마음이 힘들 때마다 보내주신 응원과 격려에도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여러분 모두를 잊지 않을게요! 은주(한국이름)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라며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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