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5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은행권의 대출 빗장이 한층 더 높아졌다. 연소득 1억원이어도 6억원 대출이 어려워진 가운데 대출 수요가 쉽게 꺾이지 않아 대출 절벽이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위원회의 2025년 9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조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3조6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전월(5조1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기타 대출은 2조4000억원 감소해 전월(4000억원)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다. 신용대출 감소폭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주택매매 거래량 감소 등 6·27 대책 영향이 시차를 두고 본격화되면서 신규 주담대 증가 규모가 줄어들었다”며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현장 점검 등을 통해 대출 현황, 일선 창구 동향 등을 집중 모니터링하는 한편 불법·편법 거래에 대한 조사 등을 면밀히 실시해 이번 조치를 시장에 조기 안착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6·27 대책에 이어 10·15 대책까지 시행되면서 연말이 다가올수록 실수요자들의 대출 빗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은행들의 올해 대출 총량 한도 소진이 임박하면서 대출 절벽이 앞당겨졌다는 지적이다.
신한은행이 지난달 말부터 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한 데 이어 하나은행은 이달과 다음 달 실행분 한도를 소진하고 12월 실행분에 대한 신규 접수를 받고 있다. 다른 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연간 대출 총량 한도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연초보다는 연말에 대출을 일으키기 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추가 대책에 따라 대출 한도가 줄어들 뿐 아니라 대출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는 만큼 대출받기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10·15 부동산 대책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잠재울 수 있지만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꺾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가계대출은 1조2000억원 넘게 뛰었다. 추석 연휴에 은행 영업일이 5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추가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대출 수요가 크게 몰렸기 때문이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제3차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 단기적 효과 유효 보고서에서 “ 10·15 부동산대책은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률, 거래량, 가계부채 증가율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향후 수도권 집값은 구조적인 요인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도 “이번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서울의 매매 가격 상승세를 둔화시킬 수는 있으나 중장기적인 매매 가격 흐름은 시간을 두고 확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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