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감(김승호·김성욱·유석주·김준표)은 전통의 울림을 오늘의 감성으로 풀어내는 국악 밴드다. 가야금, 정가 등 전통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이들은 국악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현대적 편곡과 새로운 시도를 통해 ‘지금의 국악’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달 18일 서울 용산구 공간 오즈에서 열린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주최의 월드 웰니스관광페어 인 서울 2025 개막식 공연에서도 태평가를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한 창작곡과 노래 붉은 노을과 아름다운 나라를 국악으로 재해석한 곡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16일 본지와 만난 멤버 김승호는 “적감은 쌓을 적, 느낄 감이며, 천천히 감정을 쌓아간다는 의미다. 2021년에 전통과 창작을 만들어가자는 마음으로 결성했다”고 팀을 소개했다.
어려서부터 국악을 접하고 배워온 멤버들은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전통음악을 들려주고자 모였다. 김승호는 가야금, 김성욱은 정가, 유석주는 타악기, 김준표는 피아노를 맡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덕분에 음악 작업의 폭이 다양하다.
김승호는 “공연에 따라 악기가 더 추가되기도 하고, 요청하는 기획에 따라 전통적인 국악, 대중가요를 커버한 곡을 다양하게 구성한다. 한 시간 이상의 긴 공연일 경우 애이불비 등 팀 자작곡을 추가해 다채로운 선율을 들려드리려고 한다”고 활동 방향을 설명했다.

전통 악기를 연주하며 무대에 서는 일은 단순히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넘어, 오래된 소리와 오늘의 감정을 잇는 일이다. 멤버들이 활동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이다. 김성욱은 “멤버들이 다 무대쟁이라 관객 앞에 선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데, 저희의 음악을 귀 기울여 듣고 호응을 보내줄 때 정말 행복하다. 국악이라는 장르는 큰 박수나 호응을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더더욱 관객과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을 지키되 다양한 세대가 즐길 수 있도록 트렌디한 요소를 더해 국악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적인 편곡 외에도 호응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김성욱은 “밴드 입장에서는 곡 연주만 하고 무대를 끝낼 수도 있는데, 일부러 곡에 대한 해설을 덧붙여 이해시키려고 한다”며 “또 관객의 참여를 돋우기 위해 얼씨구 같은 추임새가 나올 때 따라해달라고 한다. 같이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만들고 싶어서 신경 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멤버들은 국악이 단순히 지켜야 할 유산, 조용한 클래식이라고 인식하기 보다 현재의 감성과 호흡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음악으로 봐주길 바랐다.
김승호는 “저희도 그렇지만, 국악을 하는 모두가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한다. 하지만 일방적인 것보단 서로 노력해야 더 멋진 공연을 보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신나는 분위기에 이끌려 객석에서 얼씨구라는 추임새가 나와도 방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만들어가는 무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욱 역시 “최근에 국립극장에서 열린 마당놀이를 봤다. 원형 공연장이었는데, 배우들이 가운데서 연기를 하다가 공연 말미에 관객과 강강술래를 하며 놀더라. 국악도 그렇게 같이 즐기고, 웃고, 슬퍼하면서 즐겨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앞으로 남은 연말을 적감 팀은 어떻게 보낼까. 김승호는 “각자 다루는 악기가 있다 보니 개인 공연이 많다. 개별 활동을 하다가 또 팀 공연이 생기면 함께 모여서 무대를 짤 것 같다”고 밝혔다.
새로운 음악·무대 연구도 이어간다. 김성욱은 “평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많이 들어놔야 공연 제의가 올 때 원하는 요청에 따라 노래를 구성할 수 있다. 그래서 국악 외에도 감성적인 팝송, 드라이브에 좋은 음악 등 다양하게 듣고 멤버들과 음악 얘기를 나눈다”며 “최근 재즈랑 국악을 컬래버한 무대가 많던데, 그런 협연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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