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 간의 260억원대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소송 변론기일이 격한 공방으로 치달았다. 5시간 동안의 논쟁은 노예계약, 아일릿 카피 등 자극적인 키워드들로 확산됐따.
1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민희진 전 대표 등 3명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의 마지막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하이브가 민 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간 계약해지 확인 소송 4차 변론도 병행 심리했다. 민 전 대표는 이날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했다. 재판은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CLO) 증인신문에 이어 민 전 대표 본인신문 순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민 전 대표가 하이브에 어도어 주식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하겠다고 통보하면서 풋옵션의 효력을 두고 공방이 시작됐다.
풋옵션은 특정 조건을 만족할 때 주주가 다른 주주에게 본인이 보유한 회사 주식 전부 또는 일부를 사전에 정해진 가격에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민 전 대표 측의 풋옵션 가격 산정 기준은 최근 2개년도(2022~2023년) 어도어 영업이익 평균치에 13배를 곱한 뒤 총발행 주식 수로 나눈 금액이다. 양측의 주주간 계약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어도어 보유 지분 18% 중 75%인 13.5%를 풋옵션으로 행사할 수 있다. 어도어는 2022년 영업손실 40억, 2023년 영업이익 335억을 기록해 민 전 대표가 풋옵션을 행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60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쟁점은 주주간 계약이다. 주주간 계약이 해지될 경우 풋옵션도 소멸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가 일명 ‘뉴진스 빼가기’로 전속계약 위반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와 풋옵션 효력 정지를 주장하고 있다.
증인 신문에서 정진수 CLO는 민희진이 ‘노예계약’을 주장하며 재협상을 요구한 것에 관해 “풋옵션 배수를 13배에서 30배로 인상, 대표이사의 권한 강화, 전속계약에 관한 대표이사 단독권한, 외부 제3자와 용역계약을 체결에 대해서도 대표이사 권한으로 바꿔달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풋옵션 30배는 매출보다 더 많은 금액을 가져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성과와 관계없이 보장해달라는 것은 풋옵션 부여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후 민 전 대표의 ‘뉴진스 빼가기’ 의혹에 관한 공방이 오갔다. 하이브 측은 2024년 2월 이후 어도어가 독립 계획을 짜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고, 실제로 민 전 대표가 투자자를 만나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뉴진스의 전속계약 가처분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뉴진스가 100% 가처분에서 이긴다’는 법무법인 세종의 의견서를 투자자 측에 보냈다”는 주장도 더했다.
반면 민 전 대표는 증거 제시를 주장하며 “풍문만 있고 실제로 만났다는 증거 없다”고 맞섰다. 경영권 탈취 시도 가 있었다는 취지의 정CLO의 물음에는 “대화 내용 전체를 보면 거의 임상한 작가급 막장 드라마”라며 “나를 축출하겠다고 각을 잡고 소설을 쓰면 되겠다며 스토리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경업 금지조항에 관해서도 논쟁이 오갔다. 민 전 대표는 주주간계약상 풋옵션 행사 후에도 경업금지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부분을 두고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해왔다. 주식 처분 시점까지 자신의 회사에 묶어두는 불공정한 내용이라는 취지다.
민 전 대표는 정 CLO가 과거 주주간계약 경업금지 조항과 관련해 ‘노예계약인 줄 알았으면 그날 풀어줬다’고 증언한 것을 두고 “정진수가 내게 약속한 게 없다. 위증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 전 대표가 주장한 사재기 의혹 제기에 관해 정 CLO는 민 전 대표가 아일릿 데뷔 전부터 ‘사재기 프레임’을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감사를 통해 모든 자료 내용을 언급하며 “아일릿 데뷔 전부터 저런(사재기) 프레임으로 공격하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의혹에 관해서는 민 전 대표는 “내가 (아일릿 카피를) 주장하기 던부터 모든 커뮤니티에서 화두가 됐다”고 주장했으나, 정 CLO은 아이돌 그룹의 유사성은 항상 언급되는 주제라며 “권위 있는 평가가 아니다. 표절에 대한 법적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양측은 지난 6월 열린 변론기일에서도 풋옵션 효력을 두고 날선 공방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이들의 핵심 쟁점은 주주간계약 해지 시점이었다. 민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하이브에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 측이 ‘뉴진스 빼가기’를 시도해 지난해 7월에 이미 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 전 대표 측은 풋옵션 행사 이후 사직한 것이라 반박하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27일 당사자신문을 한 번 더 진행한 뒤 12월18일 변론을 종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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