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감, 다시 찾았죠.”
우완 투수 박치국(두산)의 2025시즌 키워드는 ‘부활’이다. 2년 만에 다시 두 자릿수 홀드 고지를 밟았다. 전반기 48경기(41이닝)서 2승2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28을 작성했다. 박치국이 한 시즌 10홀드 이상 마크한 것은 2018, 2019, 2023시즌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전반기 달성으로 범위를 좁히면 2018시즌 이후 처음이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박치국이 마운드 위에 있으면 마치 침대에 있는 것처럼 편안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프로 9년차. 박치국은 “데뷔 후 올해가 가장 페이스가 좋은 것 같다”고 말한다. 그만큼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박치국은 “지난해부터 올 시즌을 준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자비를 들여 일본 오키나와 윈터리그에 선수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실상 통역도 없이 맨몸으로 부딪혔다. 일본 매체에서도 조명했을 정도다. 박치국은 “독하게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 보여주고 싶은 맘이 컸다. 그 시간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고자 했다. 2024시즌 52경기서 2승3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6.38에 그쳤다. 포스트시즌(PS) 엔트리서 탈락하는가 하면, 스프링캠프 막판 2군행 통보를 받기도 했다. 프로데뷔 후 나름 탄탄대로를 걸었던 박치국 입장에선 충격적인 일이었을 터. 박치국은 “처음엔 ‘내가 왜’라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돌이켜보면 감독님이 주는 하나의 메시지였던 것 같다.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단단해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초점을 맞췄던 부분은 무엇일까. 핵심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었다. 더 잘하고자 변화를 줬던 것들이 오히려 독이 됐다. “방황했었다”고 운을 뗀 박치국은 “내 투구 폼과 구조에 정착을 못했다. 주변 만들에 휩쓸렸다. 팔을 올렸다가 또 내리길 반복했다”고 털어놨다. 그 사이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자신감을 잃어갔다. 이제는 제 자리를 찾았다. 박치국은 “수술 후 구속이 올라오는 시기가 있었다. 팔을 좀 올렸는데 좋았던 것 같다. 어느 정도 정착했다”고 전했다.
전반기 자신의 것을 찾았다면, 후반기 달려가는 일만 남았다. 이대로라면, 새 기록에 도전해볼 만하다. 한 시즌 개인 최다 홀드(2018시즌 17개), 나아가 두산 소속 최다 홀드도 바라본다. 현재 이 부문 최다 기록은 정재훈 코치가 가지고 있는 84홀드(박치국 73홀드)다. 박치국은 “시즌을 치르는 동안 수치적인 것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도 “이왕 할 거면 구단 기록에 도전해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시즌을 일찍 시작한 만큼 체력관리가 필수다. 박치국은 ”다치지 않는 게 먼저다. 팀이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잘 막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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