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푹푹 찌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열탈진,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1일 하루 동안 51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았고, 누적 환자는 524명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390명)보다 3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올해도 예년 못지않은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의료계는 단순한 더위 증상으로 여겨지는 현상 중 일부가 사실은 ‘햇빛알레르기’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피부 발진이나 두드러기, 두통이 동반된다면 자칫 온열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햇빛알레르기? 온열질환? 헷갈릴 수 있는 여름 질환
햇빛알레르기(광과민성 피부반응)는 가시광선이나 자외선에 노출되었을 때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나타나는 피부 질환이다. 주로 햇볕을 쬔 부위에 가려움이나 발진, 붉은 반점, 물집 등이 생기며,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반면 온열질환은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전신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어지럼증, 근육경련, 메스꺼움, 의식 혼미 등이 있으며, 심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하는 열사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땀을 과도하게 흘리거나 수분 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서 장시간 고온 환경에 노출될 때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이 두 질환은 겉으로 보기엔 유사한 증상(피로감, 피부 반응 등)이 있어 혼동되기 쉽다. 하지만 치료와 관리 방법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구분이 필요하다.
이종명 경산중앙병원 명예원장(알레르기내과 전문의)은 “햇빛알레르기는 면역 반응에 의한 것이므로 차광제나 약물치료가 필요하고, 온열질환은 체온조절 기능이 무너지면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수분 공급과 체온 하강이 최우선”이라며 “초기 증상이 유사하더라도 대처 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피부에 발진? 두통? 증상별 체크가 필요
햇빛알레르기의 경우 야외활동 직후 노출 부위 피부에 국한된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부위(팔, 목, 얼굴 등)에 국한되어 붉은 발진이나 가려움이 발생한다면 피부 알레르기를 의심해볼 수 있다. 반면, 열탈진이나 열사병은 피부 이상보다는 전신 무기력감, 체온 상승, 의식 저하 등 ‘몸 전체의 기능 저하’로 나타난다.
이종명 명예원장은 “야외 활동 후 피부 이상이 동반되면서 두통이나 피로감이 심할 경우 단순 일사병이 아닌 햇빛알레르기 또는 광과민 반응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특정 화장품, 약물 복용 여부, 피부 민감도에 따라 자외선 반응이 달라질 수 있어 과거에 경험이 없다 하더라도 누구나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예방은‘구분’에서부터… 진단 후 적절한 치료 중요
두 질환 모두 예방이 최선이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물, 그늘, 휴식이 핵심이다.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고, 야외 활동은 오전11시~오후4시 사이를 피하는 것이 좋다. 외출 시 밝은 색 옷, 통풍이 잘되는 복장을 착용하고, 챙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햇빛알레르기가 의심될 경우에는 피부노출을 최소화하고, SPF 혹은 PA 지수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른다. 증상이 나타난 경우 항히스타민제나 냉찜질이 도움이 되며, 심할 경우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종명 명예원장은 “온열질환과 햇빛알레르기를 구분해 진단하고, 각각에 맞는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무더위가 심해지는7~8월에는 경계가 필요한 시기이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 여름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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