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멀리 쳐요. 처음엔 힘만 좋다고 생각했는데, 콘택트 능력도 있더라고요.” (LG 외야수 김현수)
“지금껏 본 선수 중에서 힘이 가장 좋습니다.” (삼성 내야수 르윈 디아즈)
이 모든 찬사가 한 괴물 타자를 향한다. 주인공은 바로 프로야구 KT 신예 안현민이다. 2003년생 군필 외야수로 올해 프로 4년 차에 가공할 만한 타격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반기 반환점을 돈 현시점에서 강력한 신인왕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국가대표팀 승선 가능성도 점쳐질 정도다.
안현민은 지난 시즌 처음으로 1군 데뷔, 16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는 다르다.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기회를 얻으며 잠재력을 일깨웠다. 전반기 60경기 출전, 타율 0.356(216타수 77안타) 16홈런 5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13 호성적을 작성했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로 보면 그의 가치는 하늘을 치솟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4.98)과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4.60) 모두 타자 1위에 해당한다.
출발은 늦었지만, 규정타석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만일 이 페이스대로라면 각종 타격 순위에도 큰 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혜성처럼 등장해 10개 구단 동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로부터 엄지척을 받고 있는 배경이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타격기계’ 김현수도 그중 한 명이다. 안현민을 향해 “가끔 한국 선수가 맞나 궁금할 때가 있다”고 웃은 뒤 “그 정도로 너무 좋은 선수”라고 극찬한 것. 이어 “처음에는 힘만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콘택트 능력도 갖추고 있더라. 그게 더 시너지를 내는 것 같아 인상 깊다”고 덧붙였다.
전반기 홈런 선두(29개)를 달리고 있는 디아즈 역시 “굉장히 좋은 파워를 가지고 있다. 지금껏 본 내로라하는 선수 중에서도 힘이 가장 좋다”고 전했다.


볼을 꼬집어봐야 할 정도로 꿈만 같은 시간을 보냈다. 안현민은 “정말 상상도 못 한 그림”이라면서 “스스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 잘했다. 만족스럽다”고 미소 지었다.
당장 전반기 종료 직전인 6, 7월만 해도 상대 팀의 집중 견제와 분석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시기 31경기 동안 타율 0.389(108타수 42안타) 7홈런을 때렸다.
이른바 ‘지능적인’ 거포다. “투수들이 승부를 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운을 뗀 그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비율이 적은 편이지만, 결국 까다로운 공을 던져 나를 아웃시키려고 하는 것 아닌가. 칠 수 있는 건 치고, 그럴 수 없는 건 걸어서 나가면 된다. 홈런만 노리는 게 아니라, 매 타석 상황에 맞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운명의 후반기를 앞뒀다. 안현민은 “지금까지 해왔던 플레이들로 계속해서 접근해 나갈 것”이라며 “그럴 수 있다면 성적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국가대표를 향한 꿈도 밝혔다. “태극마크는 나뿐만 아니라, 야구선수라면 모두가 꿈꾸는 목표”라고 말한 그는 “다만 좋은 외야수가 많고, 내 수비가 부족하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당장 내년에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보다는 올해 11월에 예정된 일본과의 평가전에 뽑히고 싶다”고 기대 섞인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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