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절히 피하고 싶었던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강등, 이제 다른 팀의 손에 운명을 걸어야 할 처지가 됐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3일 일본 지바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국제배구연맹(FIVB) VNL 3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7-25 19-25 21-25)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폴란드, 일본, 불가리아, 프랑스를 차례로 만난 3주 차 일정에서도 1주 차와 마찬가지로 전패를 당했다. 2주 차 첫 경기였던 캐나다전 승리가 유일했던 한국은 최종 1승11패(승점 5)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VNL 강등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2~3승을 목표로 내걸었던 모랄레스호지만, 높은 세계의 벽과 추락한 한국 배구 경쟁력이라는 한계를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아직 강등 확정은 아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18개국 중 17위다. 현재 18위 태국(승점 5)과 승점이 같지만 세트 득실에서 앞서 있다. 14일 오전 5시에 열리는 태국과 16위 캐나다의 맞대결 결과에 한국의 운명이 함께 실린다. 태국이 만약 캐나다를 상대로 승리하거나 2-3으로 패해 승점 1만 건진다면, 한국의 강등은 확정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태국이 최하위를 기록해 한국은 강등을 피한다.

이날 한국이 마주한 프랑스는 당초 1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본 상대였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경기에서 실력 차는 컸다. 높이 싸움에서 밀렸고, 거기서 비롯된 하이볼 처리 능력에서도 열세가 뚜렷했다.
1세트부터 17-24로 밀리며 출발한 한국은 2세트에도 한때 더블스코어까지 벌어지는 등 좀처럼 흐름을 잡지 못했다. 그나마 3세트에 저력을 보여주는 듯했다. 세트 초반 3-10까지 벌어진 점수를 차곡차곡 메우면서 한때 14-14 동점을 맞추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결국 거기까지였다. 끝내 실력 차를 이겨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VNL은 대표팀에 아픔이 서린 대회다. 2022, 2023년 대회에서 모두 12전 전패,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도 패배가 쏟아지며 30연패 수모를 겪기도 했다. 분명 쉽지 않은 무대인 건 맞지만, 어떻게든 상위리그에 잔류해 강국과 겨뤄가며 경쟁력을 높여가야 하는 게 한국의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어려운 미션이 불발 직전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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