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여름 지나… 김택연은 더 단단해진다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반환점을 돌았다. 조금씩 성장통을 딛고, ‘철벽 마무리’로 재차 향하는 길 위에 서 있다.

 

우완 투수 김택연은 2년 연속 올스타전 무대에 섰다. 지난해만큼의 주목도는 아니지만, 오히려 마음은 더 편했다.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만난 김택연(두산)은 “올해는 베스트12로 뽑혀서 온 게 아니기 때문에 부담감이 덜하다”면서도 “이 자리에 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선배들에게 물어보고 배우면서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고 웃었다.

 

더 이상 ‘어린 선수’라는 틀에 자신을 가두지 않는다. 2024년 고졸 신인으로 올스타 베스트12에 선정됐던 그는 어느새 2년 차가 됐다.

 

스스로는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했지만, 주변을 바라보는 눈은 분명 달라졌다. “작년에는 완전 막내였는데 지금은 (배)찬승이가 한 명 있고, 나랑 가까운 형들도 많다. (이)호성이 형, (박)영현이 형, (조)병현이 형처럼 편한 형들이 있어 작년보다는 조금 더 편하다”고 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올스타전은 축제다. 하지만 마운드 위 투수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 김택연 또한 마찬가지다. “모든 경기는 늘 설레고 떨린다. 그건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다. 드림 올스타의 일원으로 이날 7회 말 등판,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별일 없이 잘 마무리하는 게 가장 좋다”고 예고한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9㎞까지 나왔다.

 

깜짝 퍼포먼스도 준비했다. 김택연은 올스타 무대에서 ‘안겨 인마’ 밈을 패러디했다. 지난 5월24일 광주 KIA전서 역전 홈런을 맞고 주저앉았던 그에게, 팀 동료이자 인천고 선배 김재환이 재역전포를 터뜨린 뒤 “(김)택연이! 안겨 인마!”라고 외치며 포옹한 장면이 많은 화제를 끈 바 있다.

 

이 장면을 차용했다. 김택연은 ‘나 안아’ 문구가 적힌 티셔츠와 망그러진 곰 짐색을 착용한 채 등판했다. 이후 마운드서 두산 내야수 오명진과 투수 박치국, 마스코트 철웅이와 껴안으며 세레머니를 마무리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전반기는 쉽지 않았다. 40경기 동안 1승2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00(45이닝 15자책점) 성적을 냈다. 블론세이브는 5차례 나왔고, 9이닝당 볼넷은 4.00개다. 김택연은 “마무리 자리에서 잠깐 내려오기도 했고, 어려움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살도 빠지고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생각한 대로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공 던지는 양을 늘린 이유다. 마운드 위에서의 감각을 찾기 위해 추가 불펜 피칭도 많이 가져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좋은 점을 유지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게 급선무다. 후반기를 바라보는 김택연은 “9이닝당 볼넷은 지금보다 2개가량 더 줄이고, 9이닝당 탈삼진(11.2개)은 지금처럼 유지하거나 더 늘리고 싶다. 무엇보다 마무리라면 블론 세이브를 줄이는 게 제일 중요한 목표. 주자가 나가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믿음을 주는 투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짧은 휴식기에도 숨 고를 여유는 없다. 올스타 브레이크 역시 훈련의 연장선이 될 전망이다. 김택연은 끝으로 “감각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쉬기보다는 연습량을 늘릴 생각이다. 올스타전이 끝나면 바로 운동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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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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