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이 욕심내는 타이틀…“연속 10+홈런, 야구 그만둘 때까지 쭉”

사진=SSG랜더스 제공

“가장 갖고 싶은 타이틀이다.”

 

내야수 최정(SSG)은 KBO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프로 21년차. 굵직한 이정표를 대거 남겼다. 대표적인 부분이 장타다. 특히 홈런에 있어서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홈런왕에 오른 것은 단 3번뿐이지만, 그 누구보다 꾸준한 발걸음을 자랑한다. 통산 홈런 1위에 빛난다. 28일 기준 505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리그서 가장 먼저, 그리고 유일하게 500홈런 고지를 밟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국민 타자’ 이승엽(은퇴·467홈런)을 넘어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끝이 아니다.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지난 27일 인천 한화전이었다. 0-5로 끌려가던 3회 말 2사 1,2루 기회서 상대 선발투수 엄상백을 공략, 3점짜리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시즌 10번째 홈런. 2006시즌부터 이어온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20시즌’까지 늘리는 순간이었다. KBO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발자취다. 좀처럼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기도 하다. 이 부문 2위는 1983년생 최형우(KIA)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18시즌 연속 10개 이상 홈런을 때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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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더 값지다. 언제나 SSG 전력서 상수로 평가받는 최정. 올 시즌은 다소 험난했다. 출발부터 늦었다. 시범경기 수비 훈련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쳤다. 부분 손상(그레이드1) 진단을 받아 40일 넘게 빠져 있었다. 지난 12일엔 수비 훈련 중 공에 왼쪽 눈 부위를 맞는 악재를 마주하기도 했다. 8바늘을 꿰맸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좀 더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오고자 했다. 복귀(24일) 후 3경기 만에 대기록을 세웠다.

 

프로데뷔 후 크게 아픈 적이 없었기에 자신의 궤도를 찾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올 시즌 타율이 2할대(28일 기준 0.201, 134타수 27안타) 초반을 맴돌고 있다. 일각에선 그간 누적된 ‘몸에 맞는 볼’ 여파를 의심하기도 한다. 실제로 354번의 공을 맞았다. 한·미·일 리그를 통틀어 가장 많은 숫자다. 최정의 한결같은 파워가 더욱 놀라운 배경이다. 시즌 안타의 ⅓ 이상을 홈런으로 장식 중이다. 완전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눈부신 금자탑 앞에서도 대체로 담담했던 최정이다. 홈런타자라는 수식어 앞에서도 언제나 손사래 치르나 바쁘다. 그러나 딱 하나, 매년 욕심을 내는 수치가 있으니 ‘10홈런’이다. 최정은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은 가장 갖고 싶은 타이틀이다. 나아가 야구를 그만두는 시즌에도 꼭 이루고 싶은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작성할 수 있도록 좋은 몸 상태를 잘 유지하겠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자세로 SSG와 팬들을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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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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