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혈관 박동이 안 느껴진다? ”지혈 안되면 막히기 전 신호 의심”

2024년 미국 신장자료시스템(USRDS)에 따르면 혈액투석 환자의 주요 혈관접근법인 동정맥루(AVF)의 2년 후 기능 유지율은 약 51.2%에 불과하다. 투석 치료를 위해 만든 혈관이 절반 이상, 2년 내 기능을 잃는다는 의미다. 혈관의 ‘관리’가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 몸의 노폐물을 걸러주는 콩팥(신장)은 기능이 점차 떨어지다 결국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이를 말기신부전이라 부른다. 사구체여과율이 15ml/min 미만으로 떨어지면 투석이나 신장이식 등 신대체요법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혈액투석은 가장 널리 시행되는 방법으로, 주 3회 4시간씩 인공신장기를 통해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투석혈관이다. 흔히 동정맥루(AVF)라고 불리며 팔의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는 수술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수술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혈관이 투석에 적합하게 성숙되기까지 약 1~3개월이 필요하며, 그 이후에도 혈관은 꾸준한 관리 없이는 점점 막히거나 손상될 수 있다.

민트병원 혈관센터 배재익 대표원장은 “투석혈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반복된 찌름과 혈류 압박으로 인해 협착이 생기고, 결국 혈관이 막힐 수 있다”며 “대부분의 환자들이 혈관이 완전히 막힌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재개통술도 어려워지고, 환자가 투석을 받지 못하는 위험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혈관이 막히기 전에는 몇 가지 이상 신호가 나타난다. 대표적으로는 ▲혈관 부위에 박동이 약하게 느껴지거나 사라졌을 때 ▲평소보다 지혈이 잘 되지 않고 멍이 쉽게 생길 때 ▲붓거나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다. 이 같은 증상은 혈관 협착이나 혈류 저하를 의미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점검이 필요하다.

 

배재익 대표원장에 따르면 이때 시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시술이 투석혈관 재개통술이다. 

배재익 대표원장은 “막히기 시작한 혈관에 풍선카테터를 삽입해 혈류를 회복시키는 방식으로, 절개 범위가 크지 않아 통증도 적고, 치료 후 바로 투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힌 후 고치기보다, 막히기 전에 관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환자 스스로도 평소 혈관을 수시로 만져보며 변화가 없는지를 체크하고,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개월마다 혈류 측정, 3~6개월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혈관 상태를 체크해야 혈관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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