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맑고 풍광 좋은 해남.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이 풍성한 이곳에도 여행자들이 늘 아쉬워하던 게 있었다. 바로 제대로 쉴 수 있는 숙소였다. 최근 남도 끝자락에 여유로운 쉼을 선사할 멋진 호텔이 문을 열며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해 11월 전남 해남에 문을 연 해남126호텔로 해남 최초의 4성급 호텔이다. 이름에 들어간 126은 이곳이 위치한 오시아노 관광단지의 동경 126도에서 따왔다.

실제 지방 관광 활성화에서 중요한 요소가 바로 다양한 숙박 인프라다. 한번 슥 둘러보고 가는 게 아닌 체류형 여행 수요가 커진 만큼 편안하게 머물 곳은 이제 지역 관광에서 필수 조건이 됐다.
사실 해남은 땅끝마을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느긋하게 머무르기엔 숙소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특히 숙소 자체가 여행 콘텐츠로 떠오른 요즘이다. 호캉스 역시 이같은 트렌드와 결을 함께 한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개장한 해남126호텔은 해남 관광의 새로운 기점이 되고 있다. KTX를 타고 목포역에 도착 후 차로 약 40분을 달리면 오시아노 관광단지에 다다른다. 이 근처에 자리잡은 호텔은 해남에서도 가장 남쪽 끄트머리에 있다. 처음에는 너무 외진 곳에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예약률은 점차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평일을 포함해도 40%를 웃돈다. 과연 해남의 핫플레이스다.
직접 마주한 호텔의 첫인상은 단아하다. 해안선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건물은 높지 않게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야트막하게 지었고 120개 객실로 구성됐다.
호텔의 모티브는 고산 윤선도 선생의 고택인 해남 녹우당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 안채와 바깥채 사이에 중앙정원을 두고, 이곳에 지역 수종을 심어 해남의 정취를 더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강점은 전 객실 오션뷰다. 모든 객실에서 남해의 우도, 고도, 닭섬 등 다도해 섬들이 점점이 펼쳐진 바다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서남쪽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호텔 특성상 일몰 시간이 무척 아름답다. 객실 안에 앉아 하늘과 바다가 핑크빛에서 주황빛으로 서서히 물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쉼이 된다.


객실은 스탠다드부터 스위트까지 총 9가지 유형이다. 2인 기준 스탠다드 디럭스는 10만원대부터 이용할 수 있다. 최상위 등급 객실인 스위트126은 90㎡ 규모로 5명까지 머물 수 있어 가족끼리 이용하기 좋다. 거실과 침실, 욕실이 분리된 공간도 편의성을 더한다.
호텔은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장애인 등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도 마쳤다.
휠체어 사용자도 편히 이용할 수 있는 핸디캡 트윈 객실도 4곳 마련했다. 객실 이용객이 휠체어에 오르내리기 편하도록 낮은 침대, 미끄럼 방지 바닥, 비상벨,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옷걸이 등을 갖춰 세심하게 배려했다. 애초에 호텔 전체가 턱 없는 설계로 이뤄져 이동이 어렵지 않다.

호텔의 꽃, 부대시설도 알차다. 우선 인증샷 명소로 바다를 배경으로 한 인피니티풀이 두루 알려져있다. 땅끝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아름다움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일몰 시간에 맞춰 풀장에 몸을 담그고 인생샷을 남겨보자. 건식 사우나와 자쿠지도 마련돼 있어 바람이 강할 때에는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자.

카페와 레스토랑, 회의실, 250명 규모의 연회장도 갖췄다. 국제회의, 포상여행, 전시회 등 MICE 산업의 거점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결혼식장으로도 가능하다. 회의실과 식당에서는 중앙정원과 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호텔 근처에는 27홀 규모의 파인비치 골프장도 있다. 이는 오시아노 관광단지의 핵심 시설로 아름다운 바다를 내려다보는 시사이드 코스가 자랑이다. 파인코스, 비치코스(18홀?파72)와 오시아노코스(9홀?파36)로 구성된 대중 골프장이다. 4계절 내내 온화한 날씨를 유지해 골프 여행객의 니즈까지 충족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해남126호텔이 한국관광공사가 2001년 주문진가족호텔 민영화 이후 23년 만에 다시 직접 운영하는 4성급 호텔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숙소를 넘어 지역 관광 활성화와 복지관광 기반 확충의 의미를 담고 있다. 관광공사는 호텔을 지역 관광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직무대행은 지난해 호텔 개장과 함께 “해남126호텔이 장기간 침체됐던 오시아노 관광단지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지역관광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운영 6개월차에 접어든 현재 민정희 한국관광공사 오시아노리조트호텔사업단태스크포스(TF) 팀장은 “호텔은 오시아노 관광단지의 체류 시설을 확충해 해남권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겨울 비수기가 끝나면서 최근 객실 점유율이 많이 높아지는 상황이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국내 관광 수요 촉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캠페인인 ‘여행가는 봄’을 오는 5월까지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해남126호텔은 1박에 12만~20만원 정도로 객실을 이용할 수 있다. 호텔 측은 기업 회의 등 MICE, 힐링 여행형 출장 워케이션 방문객을 위한 특별 혜택과 상품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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