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마저 넘었다…삼성, 121일 만에 선두로 우뚝

 

드디어 1위다.

 

프로야구 삼성이 신바람 행진을 이어간다.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 홈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KT를 제압한 삼성은 마침내 선두 자리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삼성이 1위에 오른 건 지난 6월24일 대구 한화전 이후 121일 만이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4경기 남은 상황. 왕좌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제 6경기를 남겨둔 KT는 자력으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투타 밸런스가 잘 맞았다. 선발투수로 나선 백정현은 6⅔이닝 3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14승(4패)째를 거머쥐었다. 시즌 14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이기도 하다. 최채흥(1이닝), 오승환(1이닝) 등도 실점 없이 뒤를 지켰다. 타선도 뜨거웠다. 장단 11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특히 대포가 주효했다. 1회 말 터진 오재일의 솔로 홈런을 비롯해 구자욱, 강민호 등이 아치를 그려내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천적으로 군림하던 KT 윌리엄 쿠에바스를 무너뜨렸다는 부분도 고무적이다. 삼성은 지난 2년간 쿠에바스에게 단 한 번도 패전을 안기지 못했다. 쿠에바스는 지난해 삼성전 3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했다. 올해도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63으로 호투 중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이 쿠에바스를 삼성전에 맞춰 준비했다고 털어놨을 정도였다. 이날은 다르다. 2개의 홈런을 포함해 9개의 안타를 뽑아내며 3득점을 신고했다.

 

팬들 앞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날 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다소 쌀쌀한 날씨임에도 8512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올 시즌 KBO리그 한 경기 최다 관중수인 8207명을 넘어선 최다 관중기록이었다. 기대치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삼성이 마지막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5년이다. 6년 만에 포스트시즌(PS) 진출을 확정한 데 이어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은 경기는 SSG, 키움, NC전(2경기) 등이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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