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부활…타이틀전이 보인다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코리안 좀비’ 정찬성(34·코리안좀비MMA)이 부활했다. 꿈에 그리던 타이틀전이 눈앞이다.

 

 정찬성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on ESPN 25’ 메인이벤트 페더급(66㎏ 이하) 5라운드 경기에서 댄 이게(29·미국)에게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정찬성은 “이제는 페더급 넘버4가 아니고 넘버3가 됐다. 이번 경기를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25분 내내 정찬성의 시간이었다. 철저하게 거리를 유지하며 이게의 테이크다운을 경계한 정찬성은 테이크다운을 수차례 시도해 상대의 호흡을 흔들리게 했다. 3라운드에는 공이 울리자마자 이게를 쓰러트렸고, 그래플링과 쵸크로 이게를 압박했다. 주먹이 오가는 장면보다 정찬성이 상위 포지션에 있거나, 그래플링 후 쵸크 자세로 우위를 점한 모습이 주를 이뤘다. 그라운드 타격 역시 정찬성은 9회, 이게는 2번에 그쳤다. 3명의 부심은 모두 정찬성의 손을 들어줬다.

 

 꿈에 그리던 페더급 타이틀전이 보인다. 정찬성은 지난 2019년 2연승을 거두며 타이틀 도전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지난해 모든 계획이 꼬였다. 브라이언 오르테가(미국)과 맞대결에서 판정패를 당하며 도전권을 놓쳤다. 정찬성답지 않은 경기 내용에 그를 향한 우려 섞인 목소리까지 제기됐다. 선수생명이 짧은 격투기 특성상 정찬성의 나이 역시 불안감을 키웠다.

 

 이번 이게와 맞대결에서 모든 우려를 지웠다. 그 중에서도 눈여겨볼 점은 그래플링이다. 오르테가전 이후 8개월 만의 실전. 상대는 압도적인 행보를 보여온 랭킹 8위. 정찬성은 스탠딩 타격 위주 경기 운영을 내려놓았다. 대신 테이크다운에 이은 그래플링 전략을 구사했다. 옥타곤 위에서 정찬성의 움직임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게다가 레슬링에 능한 이게를 상대로 우위를 점했다. 판정으로 결과가 정해진 것이 유일한 흠이지만 그마저도 상쇄할 변화다.

 

 경기를 마친 뒤 정찬성은 “그동안 계속 피니시로 이겼는데 처음 판정승을 거둔게 조금 아쉽기는 하다. 내가 재미있는 경기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실력이 있는 선수고 챔피언이 될 만한 자격이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앞으로 예정된 타이틀 매치에 부상선수가 나올 경우 백업 파이터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UFC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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