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마쓰야마, 그린재킷 입었다 ‘아시아 최초’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마침내, 정복했다.

 

마쓰야마 히데키(29·일본)가 그린재킷을 입었다.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75야드)에서 열린 제85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5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작성, 2위 윌 잴러토리스(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마스터스 우승을 상징하는 그린재킷을 입은 마쓰야마는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활짝 웃었다.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새 역사를 쓰는 순간이었다. 아시아 선수 최초다. 지난해 임성재(23)가 투어 루키로 미스터스 준우승에 오른 것이 동양인 최고 기록이었다. 아시아 남자 골퍼의 메이저 제패는 2009년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양용은(49)에 이어 두 번째다. 동시에 마쓰야마는 일본 남성 골퍼 최초의 메이저 우승도 달성했다. 여자 메이저 대회에선 1977년 히구치 히사코(위민스 PGA 챔피언십), 2019년 시부노 히나코(브리티시 여자오픈) 등 두 차례 일본 국적 우승자가 나왔다.

 

마쓰야마는 2011년 19세 나이로 마스터스 실버컵을 품었다. 컷을 통과한 아마추어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는 의미다. 그로부터 꼭 10년 만에 프로로서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다. PGA투어 개인 통산 6승. 2017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5승째) 이후 3년 만에 맛본 기쁨이다. 우승상금 207만 달러(약 23억원)와 더불어 금메달, 클럽하우스 모양의 트로피를 차지하게 됐다. 페덱스컵 순위 또한 33위에서 7위로 껑충 뛸 전망이다.

 

 

이날 마쓰야마는 4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다. 1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2번 홀(파5) 버디로 바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8번 홀(파5), 9번 홀(파4) 연속 버디로 속도를 내기도 했다. 위기도 있었다. 15번 홀(파5)에 이어 16번 홀(파4)에서도 보기를 쳤다. 하지만 추격해오던 잰더 쇼플리(미국)가 16번 홀에서 트리플보기로 흔들리면서 마쓰야마는 제 페이스를 찾았다. 여유를 갖고 18번 홀(파4)까지 마무리했다. 보기였지만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역사적인 발걸음에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히데키가 일본에 자부심을 안겨줬다. 대단한 업적을 이룬 데 대해 당신과 당신 나라에 축하를 전한다”고 올렸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역시 “훌륭한 쾌거”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길어지는 가운데 일본에 있는 모든 이에게 용기와 감동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 또한 “축하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국적 선수로는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김시우와 재미교포 케빈 나는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를 기록,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 (마쓰야마가 마스터스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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