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합의’ LG-SK 배터리 분쟁 종지부… 배경은

LG-SK 배터리 분쟁 합의 배경 ‘3가지’ / ① 바이든 압박 / ② 국민 피로도 / ③ 패배시 충격

[정희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2년여 만에 ‘배터리 분쟁’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분쟁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압박과 오래 지속된 분쟁으로 인한 피해 악화, 국민적 피로도 등이 크게 작용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쪽이 패했을 경우 생길 ‘후폭풍’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백악관에서 연설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와 관련 한·미 정부는 양사에 합의할 것을 적극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열린 한미 안보실장회의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분쟁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실제로 이번 합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 만료를 앞두고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에 수입금지를 명령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결정에 대해 현지시간 11일 밤 12시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ITC결정에 따라 10년간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1조5000억원을 투자한 미국 내 첫 배터리 공장인 조지아주 배터리 1·2 공장을 가동하기 어렵게 된다. 거부권 행사 시 SK이노베이션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이 입는 피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쟁 일지

우선 SK 측은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더라도 ITC소송 항소,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 손해배상 소송을 계속한다는 입장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모르는 소송을 이어가는 상황이 이익보다 손실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대로라면 양사는 모두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포드·폭스바겐은 자사가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사태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각각 4년, 2년 안에 새 공급사를 찾아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양사가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ITC의 수입금지 조치는 무효화된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도 차질 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포드·폭스바겐에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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