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희 “제니의 아픔에 함께 울어주셔서 감사해요” [스타★톡톡]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우리 제니가 달라졌어요.’ 두 시즌 동안 ‘펜트하우스’를 시청한 이들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만한 말이다. 헤라 키즈에 어울려 친구를 괴롭혔던 제니가 사실은 로나를 돕고 있었고, 세신사로 일하는 엄마의 비밀마저 안아줬다. 폭 넓은 변화를 거쳐 유제니 캐릭터를 완성한 배우 진지희에게는 ‘펜트하우스’를 향한 만족감이 묻어 나왔다. 

지난 2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펜트하우스2’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렸다. ‘펜트하우스2’는 19.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해 12회 무려 29.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펜트하우스 신드롬’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시즌 마지막회가 기록한 28.8%의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수치다. 

 

진지희는 극 중 강마리(신은경)와 유동필(박호산)의 사랑을 독차지한 외동딸 유제니로 분했다. 지난 시즌 헤라펠리스 키즈(이하 헤라 키즈)와 합심해 배로나(김현수)와 민설아(조수민)을 괴롭혔지만, 시즌1 말미 몰래 배로나를 챙기는 모습을 통해 달라진 제니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발랄 그 자체였던 제니가 고난과 역경을 거친 후 그간의 악행을 반성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헤라 키즈 중 가장 변화의 폭이 큰 캐릭터였다. 당연히 감정 소모가 컸고, 그만큼 연기력도 돋보였다. 시즌2에서 더 성숙한 유제니를 만들기 위해 진지희는 머리를 잘라 성숙함을 부각했다. 더불어 시즌1에서 아이 같은 톤을 썼다면, 시즌2에서는 차분해진 제니를 통해 성장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중 가장 주목한 건 제니의 감정 변화였다. 진지희는 왕따 고백신’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배로나(김현수)를 챙겨주다 들키게 된 제니는 헤라 키즈에게 끔찍한 따돌림을 당했다. 결국 강마리(신은경) 앞에서 학교 폭력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완형 탈모가 생겼다고 고백하며 펑펑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다. 

차곡차곡 쌓인 제니의 감정들이 터졌다. 진지희는 “제니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로나를 괴롭혔다. 엄마에게 고백하는 장면을 촬영하면서는 그날의 감정을 다 소비했던 것 같다. 헤라 키즈에게 당했던 고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회상했다. 엄마 신은경이 있었기에 가능한 열연이었다. “선배님의 눈빛을 받고 엄마에게 말 못했던 아픔이 터졌다. 덕분에 좋은 장면이 탄생한 것 같다”고 감사를 전했다. 

 

극 중 제니는 학폭(학교 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번진 상황에 때마침 등장한 학폭의 피해자였다. 현실이 드라마로 옮겨진, 심각하고 예민한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장면들은 제니가 왜 철 들고, 왜 상처받을 수밖에 없는지 설명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진지희는 제니의 감정에 집중하면서도 너무 극단적으로 해석되지 않길 바랐다.

“가해자에서 피해자가 된 제니의 모습을 보면서 ‘속 시원하다’ 생각하신 분도, ‘불쌍하다’ 생각하신 분도 계실 거예요. 저는 제니가 피해자가 되면서 로나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이 커졌을 거라 생각해요.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감정선을 그렸죠.”

 

‘펜트하우스’를 통해 진지희는 “감정 연기를 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두 시즌을 통해 감정 연기는 물론 폭넓은 캐릭터 소화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나아가 제니의 감정을 통해 인간 진지희의 성숙, 배우 진지희의 성장도 꾀할 수 있었다. 초조함을 내려놓고 여유를 가지게 됐다는 그는 “각자의 속도가 있다는 것, 지금 내가 행복하면 그걸로 됐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예전엔 막연했던 것들이 와 닿더라”고 돌아봤다. 

 

시즌3에 관한 질문에는 “아직 1부 대본도 받지 못했다”며 손사래를 쳤다. 시즌1 종영 인터뷰에서 “엄마가 세신사라는 사실을 알면 모녀 사이가 틀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빗나간 추측을 했던 진지희. 그는 “제니가 엄마의 상황을 이해하고 오히려 더 살뜰히 엄마를 챙겼지 않냐”며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시즌3도 내 예상과 다를 것 같다. 시즌2의 연장선일 수도 있고, 제니가 다시 독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역 배우로 출발해 당당히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특히 ‘펜트하우스’는 배우 진지희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장이 됐다. 이어지는 시즌을 통해 긴 시간, 다양한 모습을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감사한 작품이다. 진지희는 “배우로서 도전하게 만들어 준 작품이다. 그래서 시즌3가 더 기대된다”며 각오를 다졌다. ‘펜트하우스’로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뽐냈다면, 궁극적으로는 시청자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길 소망한다.

 

“제니의 아픔에 함께 울어주셔서 감사해요.” 진지희가 시청자에게 남긴 메시지다. 진지희는 “시즌2도 많은 분이 시청해주셨고, 제니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사랑을 시즌3까지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하며 “제니가 쭉 선하게 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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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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