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전원 득점…‘하나가 된’ 전자랜드는 강했다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우리’는 강했다.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전자랜드가 4강 플레이오프(PO)를 향해 달려간다. 1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PO(5전3선승제) 1차전에서 85-63(24-18 20-7 18-17 23-21) 22점차 대승을 거뒀다. 원정경기에서 울린 승전고라 더 의미가 있었다. 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 것은 물론이다. 역대 46차례 6강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4강에 오른 건 43회나 된다. 무려 93.5%의 확률을 거머쥔 셈이다. 

 

양 팀 모두 완전체가 아니었다. 부상 악재가 이어진 까닭이다. 전자랜드는 이대헌과 정효근이 1차전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각각 무릎과 발목을 다쳤다. 베테랑 정영삼 또한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정상 컨디션으로 보기 어려웠다. 오리온도 깊은 한숨을 쉬어야 했다. 핵심 포워드 이승현이 왼쪽 발목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뛰겠다는 본인 의사가 강하지만 적어도 6강 PO에 나서긴 쉽지 않을 듯하다. 자칫 무리했다간 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전은 분명히 다르다. 정규리그를 치르는 동안 오리온은 4위에 마크됐다. 5위 전자랜드보다 높은 순위였다. 상대전적 역시 4승2패로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이날은 경기 내내 전자랜드가 주도하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팀이 하나로 똘똘 뭉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로스터에 오른 12명 전원이 득점을 기록했다. 조나단 모트리(31점 17리바운드)를 비롯해 데본 스캇(8점), 김낙현(4점 9어시스트) 등이 고르게 활약했다. 신인 이윤기는 3점 슛 2개를 포함해 10점을 올리며 플레이오프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신고했다.

 

반면, 오리온은 흔들렸다. 이승현의 공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우왕좌왕했고, 여파는 공격에까지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헤매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이대성이 홀로 13점을 올리며 분전했을 뿐 다른 선수들의 공격 가담이 아쉬웠다. 1쿼터에서만 턴오버 5개를 범했고, 3쿼터엔 시작 5분이 지나도록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LG 사령탑에 있던 2010~2011시즌 이후 10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지만 힘없이 무너지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플레이오프 성적은 1승10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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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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