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픽업트럭 대전

한국지엠이 수입 판매하는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한국지엠 제공

[한준호 기자] 올해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픽업트럭 대전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산차와 수입차에서 올해 픽업트럭 신차를 잇달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그 어느 해보다 픽업트럭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픽업트럭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데크를 달아놓은 차를 의미한다. 말 그대로 트럭처럼 외부 짐을 실을 수 있고 비도로 주행 성능이 빼어난 차가 바로 픽업트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포니와 스텔라가 픽업트럭의 시초다. 그러다 포터 등 상용차 트럭에 자리를 내주고 국내에서 픽업트럭은 사라졌다가 쌍용차가 무쏘 스포츠로 2000년대 초 잠시 부활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러다 레저 활동 수요가 늘어나면서 SUV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픽업트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병행수입 형태로 이를 판매하는 업체가 등장했다. 그리고 쌍용차가 먼저 나섰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쌍용차는 코란도 스포츠를 내놨고 픽업트럭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있음을 확인하고 렉스턴 스포츠를 론칭하기에 이른다.

 

역시 쌍용차의 예상이 들어맞았다. 쌍용차가 렉스턴 스포츠를 내놓은 후 바로 소비자 반응이 왔다. 이후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보다 크기를 키운 렉스턴 스포츠 칸을 내놓는다. 

여기서 픽업트럭 원조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첫발은 한국지엠 쉐보레 콜로라도였다. 콜로라도는 미국 정통 픽업트럭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 때마침 캠핑 수요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캠핑도 예전의 캠핑이 아니라 와일드 캠핑 등 험로 주행과 갖가지 아이템으로 남들과 다른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기존 상용차와 다른 색다른 매력이 어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인해 개인 내지는 가족 등 소규모 단위 레저 활동이 늘어나면서 캠핑 등에 용이한 차량으로 픽업트럭이 동시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실제 고객 분석을 해보면 자영업자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개인 사업자들에게 레저용으로 타면서도 본인 업무용으로 활용하기 좋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쌍용차가 최근 출시한 픽업트럭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쌍용차 제공
쌍용차가 최근 출시한 픽업트럭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쌍용차 제공

올해부터는 픽업트럭도 한국형과 미국형으로 나뉘는 느낌이다. 쌍용차는 아예 ‘조선 픽업’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 부분변경 차종을 최근 내놓고 판매에 들어갔는데 첫날에만 1300여 대가 계약되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쉐보레와 함께 미국 정통 픽업트럭 명가로 꼽히는 포드도 올해 뉴 레인저를 출시했다. 미국 본토에서 지엠의 경쟁사로 꼽히는 포드는 이번에 험로주행용 뉴 레인저 랩터와 도심형 뉴 레인저 와일드트랙, 두 가지 트림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콜로라도와 같은 미국 정통 픽업트럭에 대해 “그간 없었던 픽업트럭의 본고향인 미국 정통 픽업트럭이라는 점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되면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세그먼트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고 이게 높은 관심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포드가 수입 판매를 개시한 뉴 포드 레인저 랩터. 한준호 기자  

실제 픽업트럭은 국산이든 수입이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선택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앞으로 현대차와 기아도 이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 다른 수입차 브랜드 관계자는 “수입 픽업 모델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 긍정적”이라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혔다는 점은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tongil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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