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과 클래식의 만남… 음악으로 풀어낸 게임 이야기

라이엇 게임즈 ‘롤: 디 오케스트라' / 게임 소재 국내 첫 음악콘서트 / 전석 매진 행렬… IP 파워 입증 / 팬 아티스트 특별 영상 공개 / ‘인터랙션 콘텐츠’ 적용 눈길
게임과 클래식 음악이 손을 잡았다. ‘롤’의 세계관과 이야기를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풀어낸 음악 콘서트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가 중심에 섰다. 무대는 세종문화회관이다.

[김수길 기자] 이른바 게임과 음악의 만남은 발자취가 길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비발디, 생상스, 라흐마니노프 같은 역사 속 거장들이 써내려간 악보가 아닌, 게임 속 배경음악(OST) 형태로 순수 창작되면서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전했다. 영화 ‘라이온킹’, ‘진주만’,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서 OST를 담당했던 한스 짐머는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를 시작으로 유수의 게임들과 꽤 오랜 기간 조우했다. 제일교포 출신 피아니스트인 양방언의 경우 엔씨소프트 ‘아이온’이 작품성을 인정받는데 일조했다. 다만, 이 같은 이력은 게임이라는 전체 테두리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다. 게임이 완성되는 하나의 퍼즐 조각으로 한정됐다. 하지만 어느덧 콘텐츠 본연의 내재적 가치가 외부에서도 회자되면서 게임과 음악이 동일한 선상에서 협연하는 시대가 열린다. 사실상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을 10년째 장악하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가 세종문화회관과 선율을 맞춘다. 이색적일 줄만 알았던 이 자리는 말그대로 대박을 예고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걱정도 잠시일 뿐, 이틀 일정 모두 전석 매진 기록으로 화답했다.

오는 2일과 3일 펼쳐지는 이 공연은 티켓 판매 개시 2주만에 일찌감치 동이났다.

게임과 클래식 음악이 랑데부한다. ‘롤’의 세계관과 이야기를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풀어낸 음악 콘서트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가 중심에 선다. 교집합이 그리 크지 않을 법했던 양쪽 팬들로부터 폭발적인 예열(豫熱)도 가동되고 있다. 4월 2일과 3일 펼쳐지는 이 공연은 티켓 판매 개시 2주만에 완판됐다.

게임이 주제가 되고 게임 팬이 관객이 되는 만큼 여타 공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콘텐츠가 기다린다. 여섯 명의 팬 아티스트(준쓰·뱁세오·아이룬히퍼·그로녹·제이콥·LenN)가 협업한 특별 영상이 초대형 LED 스크린으로 흘러나온다. 사진은 준쓰의 작품.

당초 이 콘서트는 2020년 11월 막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의 확산 탓에 순연되는 시련을 겪었다. 라이엇 게임즈는 포기하지 않고 시기를 기다렸다. 정부의 방역 지침을 주시하던 가운데 세종문화회관이 새해 초 ‘전보다 더욱 다양한 관객층의 발길을 모으기 위해 게임과 영화, 애니메이션 같은 여러 문화 영역과 손잡고 공연 콘텐츠를 확대한다’고 밝혔고, 마침내 성사됐다. 라이엇 게임즈로서는 국내 첫 음악 콘서트이고, 세종문화회관도 게임이라는 소재로는 처녀 기획이다.

게임이 주제가 되고 게임 팬이 관객이 되는 만큼 여타 공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콘텐츠가 기다린다. 여섯 명의 팬 아티스트(준쓰·뱁세오·아이룬히퍼·그로녹·제이콥·LenN)가 협업한 특별 영상이 초대형 LED 스크린으로 흘러나온다. 사진은 뱁세오의 작품.

이번 공연은 단순히 게임과 클래식 음악의 협주라는 표면적인 의미를 넘어선다. 게임은 MZ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가 향유하는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다. ‘롤’ 역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대중문화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IP(지식재산권) 강자’로 꼽힌다. 세종문화회관이 라이엇 게임즈와 공조하는 이유도 이 연장선이다. 실제로 30대와 40대 여성들이 주를 차지하는 기존 클래식 공연에 젊은층과 남성 관객을 불러오면서 외연을 확장했다. 라이엇 게임즈에 따르면 남성 관람객의 예매 비율이 절반을 웃돈다. 공연계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난 셈이다.

게임이 주제가 되고 게임 팬이 관객이 되는 만큼 여타 공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콘텐츠가 기다린다. 여섯 명의 팬 아티스트(준쓰·뱁세오·아이룬히퍼·그로녹·제이콥·LenN)가 협업한 특별 영상이 초대형 LED 스크린으로 흘러나온다. 사진은 아이룬히퍼의 작품.

공연은 게임 음악 전문 지휘자로 이름을 알린 지휘자 진솔과 KBS교향악단이 주도한다. 시네마틱 영상 배경 음악인 ‘워리어스(Warriors)’와 전장의 짜릿한 순간을 담아낸 ‘펜타킬 메들리(Pentakill Medley)’ 등 ‘롤’ 마니아라면 듣자마자 환호할 만한 곡들이 흘러나오고,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인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이 ‘롤’ 세계관을 국악기로 연주한다. 전 세계 ‘롤’ 마니아들로부터 지지를 얻은 시네마틱 영상과 여섯 명의 팬 아티스트(준쓰·뱁세오·아이룬히퍼·그로녹·제이콥·LenN)가 협업한 특별 영상도 초대형 LED 스크린으로 송출된다.

게임이 주제가 되고 게임 팬이 관객이 되는 만큼 여타 공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콘텐츠가 기다린다. 여섯 명의 팬 아티스트(준쓰·뱁세오·아이룬히퍼·그로녹·제이콥·LenN)가 협업한 특별 영상이 초대형 LED 스크린으로 흘러나온다. 사진은 그로녹의 작품.

특히 세종문화회관 개관 이래 처음 시도하는 ‘인터랙션 콘텐츠’가 무대 한 켠에 적용된다. 관객이 공연 중에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로 보내는 이모티콘이나 텍스트 등 실시간 반응이 무대 위 대형 스크린에 띄워지면서 관객이 공연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전국의 수많은 관객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교감할 수 있는 첫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이 주제가 되고 게임 팬이 관객이 되는 만큼 여타 공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콘텐츠가 기다린다. 여섯 명의 팬 아티스트(준쓰·뱁세오·아이룬히퍼·그로녹·제이콥·LenN)가 협업한 특별 영상이 초대형 LED 스크린으로 흘러나온다. 사진은 제이콥의 작품.

한편, 게임이 주제가 되고 게임 팬이 관객이 되는 만큼 여타 공연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장면도 연출된다. 공연장 밖에는 포토존이 마련되고, 여느 게임 축제처럼 코스튬 플레이가 허용된다. 코스튬을 입고 공연에 입장하려는 팬들을 위한 탈의실도 있다. 의상은 타인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착용 가능하다. 대극장 앞에는 ‘바드’와 ‘아무무’, ‘티모’, ‘트위치’, ‘블리츠크랭크’ 등 5종의 챔피언 풍선이 ‘챔피언 악단’으로 변신해 등장한다. 구기향 라이엇 게임즈 사회환원사업 총괄은 “게임의 IP 파워와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드릴 수 있는 또 하나의 도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게임’이라서 가능할 법한 다채로운 콘텐츠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게임이 주제가 되고 게임 팬이 관객이 되는 만큼 여타 공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콘텐츠가 기다린다. 여섯 명의 팬 아티스트(준쓰·뱁세오·아이룬히퍼·그로녹·제이콥·LenN)가 협업한 특별 영상이 초대형 LED 스크린으로 흘러나온다. 사진은 LenN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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