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열매…김택진 NC 구단주의 꿈이 이루어지다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았다.

 

NC가 새 역사를 썼다.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의 축배를 들었다. 24일 창원 LG전에서 3-3 무승부를 기록,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3년 1군 무대에 뛰어든 후 8시즌 만에 맛보는 정상이다.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 프런트 등은 감격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김택진 구단주(엔씨소프트 대표) 역시 마찬가지. 현장에서 직접 경기를 지켜본 것은 물론 우승 세리머니까지 함께했다. 어느새 눈시울은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10년이라는 시간을 묵묵히 견뎌냈다. 2010년 12월이었다. NC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프로야구 9구단으로 참가하고 싶다는 의향서를 제출했다. IT 기업으로서 게임 업계를 주도하던 NC의 도전은 많은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넘어야할 벽도 많았다. 특히 기업 주주들의 반대가 컸다. 기본적으로 야구단은 모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없이는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대기업들 일색인 프로스포츠계에서, 그것도 후발주자로서 자리매김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멈추지 않았다. 시련 속에서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갔다. 야구발전기금(20억원), 가입금(30억원)을 완납하며 프로야구 회원사로서의 자격을 증명했고, 2019년엔 공약으로 내걸었던 창원 NC파크 신구장도 개장했다. 과감하고 영리한 투자 또한 인상적이었다. 팀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게 지갑을 열었다. 창단 초기 베테랑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등을 영입해 경험을 입힌 것이 시작이다. 이후 박석민, 양의지 등을 품으며 가속 페달을 밟았다.

 

눈높이를 맞춰 소통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례로 김택진 구단주는 2018시즌 팀이 최하위로 추락하자 팀 내 고참인 모창민을 따로 불렀다. “우리 팀이 지금 상황에서 우승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누구를 영입해야 할까” 등을 물었다. 감독, 프런트 의견 외에 실제로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생각 또한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NC는 양의지를 품었다. 의견을 수렴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팬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2017년 광고가 대표적이다. 야구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관객이 옆 좌석에 앉아 NC 유니폼을 입고 게임하는 사람의 레벨을 보고 놀란다. “(게임) BJ세요”라고 물으니 김택진 구단주는 “TJ”라고 답한다. 권위를 내려놓고 대중에게로 가까이 가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래서인지 NC 팬들은 김택진 구단주를 “택진이형”이라 부른다. 선수들만큼이나 높은 인기를 자랑하기도 한다. ‘택진이형 감사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종종 볼 수 있다.

 

끝이 아니다. 이제 막 첫 번째 목표를 달성했을 뿐이다. NC의 질주는 계속된다. 이번엔 한국시리즈라는 더 큰 무대를 정조준한다. 2016년 한 차례 고배를 마신 기억이 있기에 각오가 더욱 남다르다. 김택진 구단주는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뒤 그라운드로 내려와 팬들에게 “창단 때부터 꿈꾸던 꿈 하나를 이뤄냈다. 다음 꿈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나가겠다”고 인사했다. 야구를 위해서 모두가 하나가 되는 모습, 김택진 구단주가 이뤄낸 최고의 장면이 아닐까 싶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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