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왜 거기있어?” 설기현 감독의 물음에 최준 “공격본능”

 

[스포츠월드=부천 김진엽 기자] ‘준아,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대한민국 레전드 공격수 출신 설기현 프로축구 K리그2 경남FC 감독이 ‘수비수’ 최준(21)의 득점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경남은 2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치른 부천FC1995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25라운드에서 4-3으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경남. 정혁의 선제골로 분위기를 잡는 듯했으나 내리 세 골을 실점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경남은 포기하지 않고 두 골을 더 넣으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측면 수비수로 출전했던 최준이 깜짝 오버래핑 후 결승골을 넣으며 팀에 귀중한 승점 3을 안겼다.

 

 경남 입장에선 승점 1에서 3은 하늘과 천지 차이다. 이번 시즌 K리그2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대급 승격 경쟁에선 필승만이 유일한 생존 방법이었다. 이를 최준이 살린 것.

 

 설기현 감독은 경기 후 최준의 결승골에 대해 “왜 거기 가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 득점이 필요했던 상황이 아니었다면 경기 끝나고 혼났을 것”이라며 농담으로 제자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어 “최준은 원래 공격수 출신이다. 공격 본능이 중요한 시기에 살아났다. 중요한 승점을 갖고 오게 한 선수다”며 “항상 이뻐했지만 오늘은 더 이쁜 선수”라고 답했다. 현역 시절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득점포를 가동했던 레전드 공격수의 칭찬이었다.

 

 

 그렇다면 측면 수비수인 최준이 왜 그곳에 있었던 것일까. 선수 본인은 “공격수 출신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몸이 반응했다”고 답했다. 설 감독이 말한 대로 공격 본능이 발동한 것. 최준은 “시간이 없었고 굳이 내가 뒤에 머물 상황이 아니었다. 마침 알맞게 공이 와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남을 위기에서 구한 골이기도 하지만 최준의 프로통산 첫 득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20세 이하(U-20) 대표팀 준우승의 주역으로 이번 시즌 울산현대 유니폼을 입었으나 프로 데뷔에 실패했다. 이에 지난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경남 유니폼을 입었고 2도움이 전부였다.

 

 다행히 팀이 골이 필요할 때 최준은 프로 첫 골을 넣으면서 모두가 윈윈을 할 수 있었다. 이에 최준은 “사실 득점 장면이 그 전 경기에도 몇 번 있었는데 날렸다”며 “처음 공을 잡았을 땐 슈팅보단 패스하려 했다. 그때 형들이 기회가 오면 마무리를 하라고 했던 것이 생각났고 나도 모르게 공격 본능처럼 발을 갖다 댔다. 이 골이 작년 U-20 월드컵 이후 첫 골이다.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겠다”고 말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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