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자궁경부암 백신’ 45세 성인까지 OK

[정희원 기자] 최근 케이블 사의 한 드라마에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에 대한 에피소드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배우 박보검이 극 중에서 자궁경부암 예방 주사를 맞는 내용이 방영되면서 자연스럽게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에 해당하는 자궁목 부위에 발생하는 암이다. 자궁경부암의 가장 큰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로 대략 100여 종 이상의 유형이 밝혀졌고, 그중 약 15종은 고위험 유형으로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16형과 18형은 대표적인 발암성 인유두종바이러스로 분류되며, 자궁경부암의 약 70%는 이 두 유형에 의해서 발생한다. 자궁경부암은 세계 여성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악명이 높다. 20~30대 환자도 5년 새 32% 증가세다.  

 

자궁경부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예방이 중요하다. 주로 성교 후 출혈이 가장 흔하고 비정상적인 질 출혈, 질 분비물의 증가, 냄새 나는 질 분비물, 골반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배뇨통이나 하지부종, 편측성 요관 폐쇄 등으로 인한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정유아 지앤유산부인과 원장

암을 유발하는 HPV 감염은 생각보다 흔하다. 성생활을 하는 성인 10명 중 7명에게 생길 정도이지만, 아직 치료법이 없어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HPV에 감염돼도 대부분 바이러스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2년 사이에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일부는 자궁경부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 질환을 유발한다. 

 

자궁경부암의 첫 번째 예방법은 바로 백신인데 이를 권장하는 접종 시기는 9~13세 사이로 면역 반응이 가장 좋고 안전하며, 예방 능력의 지속성도 오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국가 무료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사업으로 만 12세 여성청소년에게 2회 접종을 권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호주, 캐나다 포함 11개의 국가에서 남자 어린이까지 백신 접종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호주는 2013년부터 남자 어린이로 접종 대상을 확대, 2034년까지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10만 명당 1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남자아이로 접종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추세다.

 

자궁경부암의 다음 예방법은 정기적인 검사다. 자궁경부암은 그 진행 속도가 느려 1년이나 2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자궁경부세포진 검사(pap smear)를 받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도 함께 받는다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기 전에 진단할 수 있다.  

 

정유아 지앤유산부인과 원장은 “성병은 언제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이미 성경험이 있는 성인이라도 만 45세까지 예방접종 하는 걸 추천한다”며 “특히 백신 접종 대상 여자아이라면 가까운 산부인과에서 무료백신 접종이 가능한지 확인한 후 반드시 방문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자궁경부암 예방 및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산부인과를 방문해 정기검진을 꾸준히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평소 청결에 신경 쓰고 반드시 콘돔 사용을 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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