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준호의 높고 빠른 농구…이대성은 가속 촉매제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공격 제한시간 24초가 끝나기도 전에 공격을 마친 뒤 다시 수비 위치를 잡는다. 빈틈이라도 보이면 다시 바로 속공, 그리고 정상 수비. 이대성이 앞장선 높고 빠른 농구, 강을준호가 첫 출발을 컵대회 우승으로 시작했다.

 

 오리온은 26일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0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SK와 결승전에서 94-81로 승리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하위였던 오리온은 2020~2021시즌 전초전 격인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비시즌 자유계약(FA)으로 오리온 유니폼을 입은 가드 이대성은 43표 가운데 25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상까지 수상, 화려한 출발을 예고했다.

 

 이번 결승전은 무게의 추가 기울어져 있었다. 오리온은 이대성을 필두로 김강선-허일영-이승현-디드릭 로슨 등 베스트 5가 모두 출전했다. SK는 베스트 5 중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만 출전했다.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 김민수 등 절반 이상이 부상과 컨디션 조절 등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SK 선수단이 앞서 예선전과 준결승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도 오리온의 주전급과 대등하게 맞서기에는 부족했다.

 

 이대성의 존재가 너무 컸다. 이날 오리온은 공격 제한시간 24초를 최대한 빠르고 소비했다. 속공의 팀 SK를 맞아 빠른 공수전환으로 승부를 본 것. 그때마다 이대성은 오리온의 제일 앞선에 섰다. 이승현과 로슨이 리바운드를 잡으면 바로 이대성에게 공을 던졌고, 이대성은 빠르게 운반한 다음 동료에게 공을 넘겼다. 장신 포워드 라인이 함께 뛰자 높이와 속도가 모두 가능했던 것. 지난해 높이와 같다면 속도는 이대성의 존재만으로도 달라진 것이다.

 

 수치로도 이대성의 진가가 드러난다. 이대성은 이번 대회서 경기당 평균 17득점 4리바운드 6도움을 기록했다. 강을준 신임 감독의지지 아래 창의성과 이타심을 동시에 발휘한 것. 이날 경기에서도 3점슛 4개를 포함해 18득점 4도움을 기록했다. 초반 자신의 3점슛이 림을 외면하자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오픈 찬스에서 패스를 받은 허일영, 최진수 등은 그대로 외곽슛을 넣었다. 중반부터는 이대성이 직접 외곽슛을 꽂아 넣으면서 SK의 림을 폭격했다.

 

 재미있는 농구를 하겠다던 강을준호가 베일을 벗었다. 이대성은 팀에 속도와 창의성을 입혔고, 오리온은 가을 우승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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