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이형종, 빛바랜 4타점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선취점, 동점, 역전 점수까지. 이형종(31·LG)이 맹활약하고도 웃지 못했다.

 

LG 외야수 이형종은 최근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했다.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까지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지만 빈자리가 없었다. 9월 중순부터 선발 라인업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더그아웃에서 출발해 교체 투입되는 날이 잦았다. 한 경기서 많아야 한 타석을 소화했다.

 

2016년 입단해 올 시즌 새 얼굴로 등장한 중견수 홍창기가 외야 곳곳을 누볐다. 출루율(0.411·26일 기준)은 물론 8, 9월 3할대 타율로 타격감도 끌어올렸다. 리드오프로 입지를 굳혔다. 손목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중견수 이천웅은 지난 7일 돌아왔다. 우익수 채은성도 오른쪽 내복사근 부상을 털어내고 지난 19일 복귀했다. 주장이자 주전 좌익수 김현수는 건재했다. 이들이 외야 세 자리와 지명타자에 번갈아 가며 배치됐다.

 

이형종에게 오랜만에 선발 기회가 왔다. 그는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원정 경기에 지명타자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데뷔 첫 멀티홈런을 자랑했다. 이날 팀이 올린 4점 모두 그의 몫이었다.

 

2회 초. 무사 1루서 상대 선발 김민수의 초구를 노려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좌익수 뒤 담장을 훌쩍 넘기는 장외홈런이 나왔다. 팀에 2-0 리드를 선물했다. 2-3으로 뒤처진 4회 초에는 1사 2루서 타석에 섰다. 2루타를 만들어 2루 주자 김현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3-3 동점을 이뤘다. 6회 초엔 선두타자로 나섰다. 상대 구원투수 하준호의 2구째를 때려냈다. 중견수 뒤를 넘기는 솔로포(비거리 120m). 시즌 12호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4-3이 됐다.

 

LG는 한 점 차 우위를 유지했다. 9회 말 한 이닝만 막아내면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그런데 실책으로 흐름이 뒤바뀌었다. KT의 선두타자 유한준이 2루수 방면 땅볼을 쳤다. 2루수 정주현이 공을 잘 잡아냈다. 송구 과정에서 실수가 나왔다. 유한준은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했다. 대주자 홍현빈으로 교체됐다.

 

무사 1루에서 송민섭이 투수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타구를 잡은 투수 고우석은 1루로 송구했다. 그 과정에서 다시 송구 실책이 나왔다. 홍현빈이 득점했고 송민섭은 2루까지 내달렸다. 4-4, 승부는 원점이 됐다. 이후 송민섭이 2, 3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다. 비디오 판독 끝에 그대로 3루를 허용했다. 이어 심우준의 볼넷, 배정대의 끝내기 안타가 나왔다. 4-5, 경기가 뒤집혔다.

 

3위 자리를 건 단두대 매치서 KT가 단독 3위를 차지했다. LG는 4위로 떨어졌다. 이형종의 활약은 빛바랬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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