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백주연 “다양한 장르로 그래프 그려가고 싶어요” [이슈스타]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사랑의 시작과 설렘을 노래로 표현한다. 싱어송라이터 백주연이 ‘에어플레인’에 이어 ‘색깔’로 두 번째 신곡을 발표했다. 

 

백주연은 지난 10일 ‘스물 여덟 백주연’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더 신 #2012(The Scene #2012(#dc5a86))’을 내놨다. 발매에 앞서 스포츠월드와 만난 백주연은 “‘색깔’은 여름에 어울리는 노래다. 사랑의 시작과 설렘을 그린 스케치북 같은 느낌”이라고 신곡을 소개했다. 전 싱글과는 180도 다르다. 일렉 기타 솔로와 신디사이저 등 밴드사운드로 구성된 시티팝 장르의 곡이다.

 

지난 6월 데뷔 앨범 ‘더 신 #2017(The Scene #2017(#93d2f5))’의 싱글 ‘에어플레인(Airplane)’으로 백주연만의 색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색깔’은 2개월 마다 새로운 작품을 공개한다는 계획의 데뷔 4부작 프로젝트 ‘챕터. 28(Chapter.28)’의 두 번째 작품. 앨범의 콘셉트 색은 핫핑크다. 앨범명에 따라붙은‘#dc5a86’은 핫핑크를 의미하는 헥스코드(HEX CODE, 색을 의미하는 숫자 표기법)다. 

‘색깔’은 앨범 타이틀에 걸맞게 2012년 20대의 시작이었던 스무살 백주연의 핑크빛 감정을 녹였다. “나름대로 사연이 있는 곡”이라고 입을 뗀 백주연은 “20살에 써둔 곡이었는데, 데모를 만들어 파일로 묵혀뒀다. 좋은 기회가 닿아 하나씩 풀어보다 발표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색깔’은 공감각적 심상을 넣은 곡이에요. ‘너의 색깔로…선명해지는 너와 나의 심장소리에’라는 가사가 있어요. 청각의 시각화죠.(웃음) 직설적이면서도 돌려말하는 것 같은, 신비로운 동화 같은 느낌이에요. 사랑의 시작을 알리기 좋은 곡이에요. 곡을 쓸 때 장소와 분위기 등을 상상하는 편인데, ‘색깔’은 잔디밭에서 원피스를 입고, 스케치북에 이상형을 그리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그리고 이상형에게 말하듯 가사를 썼죠.”

 

2012년 그는 유독 ‘처음’이 많았다고 했다. “처음 술을 마셔보고, 처음 화장을 해보고. 그래서 처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어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 당시 작업했던 곡을 지금 들어보면 꽤 유치하게 느껴진다고. 백주연은 “지금 곡을 쓰려고 하면 우울하고 심오하다. 20살 때의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라고 머쓱한 웃음을 보였다. 

 

가수를 꿈꾸던 시절, 약 5년간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했고 두 번의 데뷔 무산이 있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꿋꿋하게 가수의 길을 가고 싶었다는 백주연은 “포기하면 지는 느낌이었다. 이렇게까지 된 이상 ‘하고 만다’라는 악도 생겼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연습생 시절에도 틈틈이 곡 작업을 이어갔다. 준비하던 팀이 무산될 때면 보다 생산적인 일을 하자는 생각에 특히 더 곡 작업에 몰두했다. 데뷔곡 ‘에어플레인’은 아이돌 연습생 시절 연습실에서 탄생했다. 

 

“5년이면 아이돌 연습생들의 평균적인 데뷔 준비 기간이지 않나”라며 유쾌하게 웃어넘겼지만, 가수 백주연으로 세상에 나서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학업을 마치고,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보컬 레슨을 시작했다. 차곡차곡 쌓아온 자작곡이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고. “앨범을 낼 수 있는 자체가 감사하다”는 그는 “곡을 써도 발표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 너무 잘 됐다는 생각과 더 잘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코로나 19 여파로 관객과 직접 호흡할 기회도 사라졌다. “생동감 있는 공연으로 소통하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라이브 콘텐츠를 통해 대중에게 한 발 더 다가갈 예정이다. 

 

‘가수 준비생의 브이로그’로 일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최근엔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는 커버곡을 공개하고 있다.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덕에 때마다 악기에 맞춰 곡을 선정하기도 하고, 대중적인 곡이나 인기 아이돌의 곡을 선정하기도 한다. 기존의 곡을 영어 가사로 바꿔 색다른 느낌을 선사하기도. 엑소의 ‘으르렁’, 보아 ‘아틀란티스 소녀’ 등은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백주연은 어느 외국인 구독자의 댓글을 언급했다. “그분이 자기를 471번째 구독자라고 하시더라고요. 영상도 잘 보고 있고, 노래해 줘서 고맙다고. 영어로 장문의 글을 써주시고, 한국어로 정성스럽게 번역까지 해주셨어요. 내 노래를 들어주고 반응을 보여주는 자체가 신기하더라고요.”

 

가수로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백주연’이라는 이름에 존재감을 싣는 것이다. 싱어송라이터로서 틀에 박히지 않고 자신만의 곡을 써내려가고자 노력한다. 나아가 확실한 색깔을 갖춘 가수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아직은 불투명한 색이지만 점차 선명하게 덧칠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에어플레인’의 콘셉트로 잡았던 베리 소프트 블루 같은 색이길 바란다”라고 답했다. 

데뷔 4부작 프로젝트 ‘챕터.28’의 3, 4부작을 남겨두고 있다. 각기 다른 장르로 4부작을 채우고 싶었다는 백주연은 “‘에어플레인’은 미니멀한 곡이고 ‘색깔’은 시티팝 장르다. 다음 곡은 팝재즈 느낌의 곡이 나올 것 같다. 그리고 겨울엔 발라드 장르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예상하면서 “마치 옴니버스 드라마처럼 한 편씩 연결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양한 장르로 나만의 그래프를 그려가고 싶어요.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올해의 목표죠. 4부작을 발표하고 반응이 좋은 곡이 있다면 그 장르를 밀고 나갈 수도 있어요.(웃음) 나만의 차분함, 담담한 느낌도 계속 가져가고 싶어요. 직설적인 가사보다는 조금 더 예쁜 표현, 소설에 나올 법한 문장들로 노랫말을 쓰는 것이 저의 차별점이 될 거예요.”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라라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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