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상호 감독 “‘반도’, 오락영화로 즐겨달라”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한국에 없었던 이야기를 그리는 사람. 연상호 감독이다. 전작 ‘부산행’을 통해 충무로에 ‘K-좀비’라는 장르를 만든 그가 다시 한 번 좀비물로 돌아왔다. ‘부산행’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 ‘반도’는 말 그대로 포스트 아포칼립스(문명이 멸망한 후의 세계)를 그린다. 또 한국 최초다. 

 

 ‘부산행’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연 감독은 ‘반도’를 통해 코로나19로 주춤해진 극장가 활력을 불러일으켰다. 개봉 첫날(7월15일) 35만명을 동원하며 지난 설날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의 오프닝 기록(25만명)을 꺾고 올해 개봉작 중 최고 오프닝을 기록한 것. 

 

 총 19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반도’의 손익분기점은 540만 명이었으나 190개국 해외 선판매 덕에 250만 명으로 낮아졌다. 192개국에 수출된 ‘기생충’과 비슷한 수준이니 해외의 기대 역시 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1일 기준 360만 명의 관객과 만나며 흥행에 성공했단 평을 얻었다.

 연 감독은 “기획의 반은 ‘반도’ 제목이 다했다. 운이 좋았다. 한국의 지형적 특성을 영화에 담았다. 바다에 갇혀 있지만 완전히 갇힌 건 아니고, 한쪽이 뚫려 있지만 또 막힌 것과 다름 없는, 탈출할 수 있는 희망이 완벽히 보이는 것도 아닌 상태. 이런 것들이 주인공들의 정서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제목에 대해 설명했다.

 

 ‘부산행2’가 제목이 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그는 “‘부산행’ 속편이라고 해서 부산으로 가는 다른 열차의 동시간대 이야기를 만들 수 없지 않나. 오히려 그걸 빨리 버리는 게 목표였던 것 같다. ‘부산행’과는 별개의 독립된 영화였으면 좋겠다 싶었다”라며 “외부에서는 ‘부산행2’를 하는 게 어떻냐고 했지만, 난 독립된 영화라고 생각해 ‘반도’로 지었다. 어린아이가 트럭으로 좀비들을 쓸어버리는 이미지에서 ‘반도’가 출발했다”고 말했다.

 

 연감독은 “‘부산행’을 처음 만들 때만 해도 좀비 영화를 이렇게 오래 할 줄 몰랐다. ‘부산행’ 홍보 때는 ‘좀비’라는 단어는 금지어였다. 마이너스 요소라고 생각해 다들 좀비를 좀비라고 부르지 못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사실 이번 ‘반도’는 좀비 영화를 해보자는 느낌보다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이런 소재를 한국 영화에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다. 사람들이 ‘부산행’ 후속을 열망하니까 좀비 영화로 그걸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반도’의 탄생 비하인드를 전했다. 

 

 ‘부산행’보다 신파가 강해졌다는 반응에 대해서도 연 감독은 할 말이 많다. 그는 “일단 신파 코드는 전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영화를 비롯해 한국 영상콘텐츠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야기에 맞다면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엔딩은 당위에 가깝다. 내가 생각하는 현실보다는 당위 같은 것이 존재한다. 마지막 민정(이정현)의 마지막 질주는 어떻게 보면 당위를 향해 가는 질주다. 그 의미가 중요하다”며 생각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연상호 감독은 ‘반도’를 오락영화로 즐겨달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반도’는 오락영화로서 극장에서 즐겁게 볼 수 있는 요소가 많다고 생각한다. 휴대전화나 TV로 보는 것보다 아이맥스, 4DX 등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포맷이 다양한 영화로 볼 수 있다”며 극장에서 관람하길 당부했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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