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로 촉발된 ‘BLM 운동’…빅리그 105년 역사도 바꿀까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미국 전역으로 퍼진 인종차별 철폐 운동이 프로스포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순히 특정 인종을 향한 인식을 바꾸자고 호소하는데 그치지 않고 잔재를 뽑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중의 시선은 몇 년째 특정 인종을 비하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미국 메이저리그(ML)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향하고 있다. 105년 동안 묵은 팀명이 바뀔 수도 있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우리는 팀 명칭이 공동체와 연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사회 정의와 평등을 증진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AP통신을 비롯한 해외 다수 매체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팀명 변경을 검토 중이다”고 보도했다.

 

 클리블랜드의 팀명 변경에 대한 이슈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인디언’이라는 단어 자체가 특정 인종을 비하하고 희화화한다는 몇 년째 지적을 받았다. 그때마다 구단은 검토를 하겠다고 했지만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 1915년부터 인디언스를 팀명으로 활용했고, 팀의 정체성이나 마케팅 방안 그리고 굿즈 등 모든 콘텐츠를 초기화해야 했기에 구단으로서 쉽게 바꿀 수 없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5월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흑인 남성 플로이드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일어나자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이 사회적 이슈로 확장됐다. 현재뿐 아니라 과거 인종차별의 잔재를 모두 도려내자는 운동까지 일었다. 정재계 인사를 비롯해 스포츠 스타들도 공식 채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운동 메시지를 독려하면서 스포츠 분야에도 운동의 목소리가 닿고 있다.

 

 이번 인종차별 철폐 운동으로 인해 미국 프로풋볼(NFL)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즉각 행동에 나섰다. 팀명인 레드스킨스는 ‘피부가 빨갛다’라는 뜻으로 인디언 비하 용어로도 사용되는데 메인 스폰서 격인 물류 업체 페덱스가 팀명 변명을 요청하자 워싱턴이 “철저한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것. 105년 역사의 클리블랜드도 직접 움직일 때가 왔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

 

사진설명: 미국 전역에 퍼진 인종차별 철폐 운동으로 인해 클리블랜드의 105년 역사가 기로에 놓였다. 사진은 2019시즌 올스타전서 MVP를 수상한 클리블랜드의 셰인 비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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