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먹어도 살찐다? 중장년층 다이어트 핵심은 ‘순환’

[정희원 기자]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나잇살’이 붙는다.

 

20대에는 조금만 신경 쓰면 체중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40대 이후에는 어림없다. 같은 양의 음식을 먹더라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

 

나잇살을 방치하면 당뇨병과 고혈압 등 각종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말에 긴장하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건강검진 전후로 바짝 체중 및 식단 관리에 나섰다가 감량이 시원치 않아 포기하는 사례도 적잖다.

 

안타깝지만 중장년기에는 노화로 인해 오장육부의 기능이 떨어져 대사와 순환, 노폐물 배출이 잘 되지 않아 식이조절만으로 체중감량이 어렵다.

 

특히 폐경 즈음 여성은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복부에 지방이 늘고 몸이 무거워지면서, 붓다가 살이 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갑자기 불어난 살을 빼겠다고 과도하게 식사량을 줄였다간 근육과 기초대사량이 더욱 감소할 수 있어 더욱 신중하게 체중조절 계획을 세워야 한다.

 

최우정 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원장은 중장년층 다이어트의 핵심으로 ‘기본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근육을 늘려주고 칼로리 소비를 높이는 단백질과 야채 위주로 잘 챙겨 먹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별로 먹은 것도 없는데 살이 찐다는 생각이 든다면,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닌 빵과 떡, 음료, 과자, 과일, 인스턴트로 끼니를 때우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같은 음식은 그대로 지방으로 축적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당분과 염분은 최대한 자제하고, 늦은 저녁시간에는 음식 섭취를 참아 지방세포를 굶기는 동시에 소화기관에 쉴 시간을 제공하는 것도 필수다.

 

단순히 체중계의 숫자를 떨어뜨리기 위해 굶다시피 하거나 체력을 넘어서는 운동을 하다 보면 몸이 축날 수 있어 지속 가능한 운동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가장 좋은 운동 중 하나가 걷기다. 이를 장려하는 유튜브 영상이나 어플리케이션도 많이 등장했다. 근골격계통에 큰 문제가 없다면 품질 좋은 운동화를 신고 걷기에 도전하는 게 효과적이다.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에 맞게 운동량을 차차 늘려나가보자. 매일 목표를 세우고, 업무를 소화하듯 목표량을 달성해 나가는 게 핵심이다.

 

이뿐 아니다. 중장년층에 접어들면 노화로 쌓인 지방을 좀 더 빠르게 소모하기 위해 ‘순환’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

 

기혈순환이 더뎌질 경우, 수분·체지방 등이 에너지 소모에 쓰이지 못하고 몸에 쌓인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습담이라고 하는데, 습담은  지방으로 뭉쳐지는 성질이 있어 노폐물 배출을 방해하고 살을 찌게 한다.

 

소화기능이 떨어진  사람일수록, 음식 섭취 후 소화·배설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음식 찌꺼기와 수분이 장에 머물게 된다. 섭취량이 많을수록 많은 찌꺼기가 쌓일 수밖에 없다. 찌꺼기가 장에 머무는 동안 장 속에는 유해균이 증식하는 과정에서 복부 팽만감, 부종, 체중증가 현상이 동반된다.

 

최우정 원장은 “한방다이어트의 핵심은 단순히 식욕을 떨어뜨리기보다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고 기혈순환이 잘 되는 체질로 바꾸는 것”이라며 “노화로 기능이 떨어진 중장년층의 경우 막힌 경락을 뚫어주어 기혈순환만 잘 이뤄져도 불필요한 체지방이 쌓이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천편일률적인 한방치료가 아닌 개인에 따라 제각각 다른 맞춤처방이 이뤄져야 한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이에 따라 기혈순환이 더뎌지는 이유도 모두 다르다. 최 원장은 “우선 체질을 파악해 살이 찌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체질을 파악했다면 문제를 해소하는 약재를 처방받게 된다. 탕약을 통해 전반적으로 체중을 줄이고, 다시 살이 찌지 않도록 체질을 개선해나간다. 무엇보다 다이어트 한약은 전신을 개선하는 만큼 부종이 심한 사람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탕약으로 전반적인 체중관리에 나선다면, ‘지방분해침’으로 허벅지·팔뚝 등 부분비만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다. 지방분해침은 지방이 많은 부분의 지방층을 따라 자침한 뒤 적절한 주파수를 보내 자침한 후 전기자극, 열자극을 가해 지방분해를 촉진하는 치료다.

 

몸이 차 대사율이 낮아 비만으로 이어진 경우 좌훈과 약찜 등 온열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이들 치료는 체내 열기를 투입하여 몸의 차가운 기운을 제거하고 경락 소통을 원활히 해 순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 체형이 비뚤어져 기혈 흐름을 방해한다면 추나요법이나 도수치료 등으로 틀어진 골격을 바로잡는 것도 필요하다. .

 

최우정 원장은 “40대 이후에는 미용 목적뿐 아니라 대사질환예방과 건강관리를 위한 체중관리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오늘 하루 실패하더라도 내일 다시 시작한다는 맘으로 꾸준히 관리 해야한다”며 “단 무리한 다이어트는 급격한 노화, 영양불균형, 여성은 생리불순 등 다양한 문제를 겪을 수 있어 자신의 현실에 맞게 적절한 속도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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