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이흥련의 궁합, 10점 만점에 10점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찰떡궁합이 따로 없다.

 

서로를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돌아왔던 것일까. SK를 미소 짓게 만드는 포수 이흥련(31)이다. 유니폼을 갈아입자마자 두 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화끈한 신고식을 한 데 이어 결정적인 순간마다 호쾌한 스윙을 선보이며 진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이흥련이 타점을 올릴 때마다 팀이 승전고를 울리면서 기분 좋은 승리공식마저 생길 정도다. 이흥련은 “궁합도 운 아닌가. 잘 되고 있는 만큼 조금씩 자신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갑작스럽게 팀을 옮기게 된 이흥련이다. 지난달 29일 밤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고, 그로부터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새 팀의 선발 마스크를 썼다. 하나부터 열까지 적응해야할 것들로 가득했을 터. 이적 첫 날엔 불펜진의 공을 다 받아보지 못한 상태로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정신없는 가운데서도 이흥련은 빠르게 팀에 녹아들기 위해 애썼다. 손에서 자료를 놓지 않는 것은 물론 투수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머릿속으로 구상했다.

 

스스럼없이 다가와준 동료들의 손길들이 귀한 밑거름이 됐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주전포수 이재원이 이흥련에게 먼저 연락해 힘을 실어준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팀의 맏형인 김강민은 선수들 몇 명과 함께 환영의 식사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베테랑 정영일은 미처 집을 구하지 못한 이흥련을 위해 방 한 곳을 내주기도 했다. 이흥련은 “첫날 (정)영일이형이 집에 비는 방이 있다고 거기에서 지내라고 하셨다. 휴식일에 집을 알아볼 생각”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5월을 보낸 SK. 다행히 조금씩 제 궤도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이흥련의 효과를 가장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은 역시 수비다. 실제로 마운드의 경우 이흥련이 가세한 후 7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 이 기간 전체 3위에 올랐다. 이흥련은 공을 투수들에게로 돌렸다. “립 서비스가 아니라, 밖에서 봤을 때보다 공들이 훨씬 좋다. 생각보다 볼에 힘이 있고 정교하며 변화구 제구도 좋더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SK 와이번스 제공/포수 이흥련이 이적하자마자 SK에 긍정적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은 이흥련이 타격 후 1루로 뛰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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