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20구짜리 선수”…LG 이상규가 새긴 한 마디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LG 투수 이상규(24)가 약점을 딛고 일어섰다.

 

이상규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한 마디가 있다. “넌 공 20개 던지면 끝이잖아”라는 말. 투구 수 2∼30개를 넘기면 바로 구속이 떨어져 위력이 없다는 뜻이다. 그는 “자존심이 상했다. 마운드 위에서 더 강한 피칭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구속 증가와 변화구 보강에 힘썼다. 이상규의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시속 140㎞ 언저리였다. 그는 2015년 2차 7라운드 70순위로 입단 후 현역으로 군에 다녀왔다. 지난해 복귀해 2군 퓨처스리그서 14경기 37⅓이닝 2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2를 올렸다. 1군 등판은 8월 23일 NC전(⅓이닝 2사사구 무실점) 한 경기뿐이었다. 패스트볼 구속은 여전히 입대 전과 비슷했다.

 

한 해 동안 적응기를 마쳤다. 올겨울 처음으로 스프링캠프에 승선해 무사히 완주했다. 현재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시속 150㎞다. 1군 불펜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 이상규는 “유연성, 근력을 동시에 강화해 발가락부터 손끝까지 몸 전체를 다스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메디슨 볼(Medicine ball·운동용으로 쓰는 무겁고 큰 공)을 활용해 투구 시 힘을 한 번에 싣는 법을 익혔다. 미국, 일본 등 해외리그 공부도 열심히 했다.

 

다양한 변화구도 연마 중이다. 본래 그의 주 무기는 슬라이더다. 최근에는 커브가 좋다는 평가에 비중을 서서히 늘리려 한다. 류중일 감독과 최일언 투수코치의 조언 하에 포크볼도 시험하고 있다.

 

구속과 구종을 보완하자 투구 수가 늘어나도 안정적이었다. 지난달 20일 자체 청백전에서는 47구를 던져 1⅔이닝 1실점(비자책)을 만들었다. 30일 청백전에서는 처음으로 선발 등판해 투구 수 46개로 3이닝 무실점을 선보였다. 지난 4일까지 등판일지를 종합하면 9⅔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흠잡을 데 없는 성적이다.

 

그는 홈인 잠실에서 호투하는 날을 꿈꾼다. “아직 이상규라는 선수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올해는 1군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팬분들께 인사드리고 싶다. 웃으며 뵙는 날을 기다리겠다”고 미소 지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LG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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