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시즌 무효화와 기초군사훈련, SON의 코로나 아이러니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아이러니(Irony).’

 

예상 밖의 결과가 빚은 모순이나 부조화라는 뜻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례적인 상황에 놓인 손흥민(28·토트넘홋스퍼)을 설명하기 좋은 단어다.

 

코로나19가 지구촌 문제로 불거지면서 극소수를 제외한 전 세계 축구 시계가 멈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도 예외는 아니었다.

 

4월초면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확산세가 점점 거세지면서 4월 30일까지 밀리더니 결국 안전해질 때까지 무기한 연장됐다.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EPL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하면서 각 구단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선수들과 고용주 사이에서 임금 삭감 건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손흥민에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양날의 검이 됐다. 실제로 2019∼2020시즌이 무효가 된다면 역대급 퍼포먼스를 선보인 올 한 해 활약들이 전부 사라지게 된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기억 속에는 남겠지만 공식적인 기록은 사라진다. 선수 입장에서는 정말 아쉬울 수밖에 없다.

 

반면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손흥민은 이번 임시 휴식기를 통해 기초군사훈련을 받는다. 그는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맹활약했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병역 특례혜택을 받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되며 유럽 선수 생활을 이을 수 있었다. 다만 조건이 있었다.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 동안 현역 선수로 활동하면서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이수해야만 병역 의무를 완전히 마친다. 봉사활동은 A매치 휴식기나 리그 휴식기를 활용해 틈틈이 해왔지만 오랫동안 시간을 비워야 하는 기초군사훈련은 그때를 맞추기가 어려웠다.

 

마침 코로나19 사태로 EPL이 유례없는 휴식기를 진행하게 됐고 손흥민은 이 기간을 활용해 해병대 9여단 훈련소에 입소해 기초군사훈련을 받는다. 선수로서 한 시즌을 허망하게 보낼 수 있으면서 커리어를 더 안정적으로 만들 기회가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

 

사진이나 영상의 불법촬영·유포, 이를 빌미로 한 협박,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여성긴급전화1366,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02-735-8994)에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