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 주지 말자는 것은 불합리하지 않나요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받을 만한 사람이 없는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신인선수상을 바라보는 최근 반응이다.

 

이번 시즌 남자프로농구는 조기 종료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서 일시 정지를 택했던 KBL은 지난달 24일 고심 끝에 일찍 끝내기로 했다. 그렇게 막을 내렸지만 각종 시상 등이 아직 남아 있다.

 

시상식은 별도로 개최하지 않지만 MVP, 베스트5, 신인선수상 등 비계량 부문에 대한 시상은 진행한다. MVP는 역대급 퍼포먼스를 선보인 허훈(25·KT)과 DB의 공동 1위에 큰 공을 세운 김종규(29) 이파전으로 굳어지고 있다. 베스트5 역시 포지션별 활약상을 바탕으로 윤곽이 그려지는 중이다. 기록이 좋은 선수들이 수상할 가능성이 커,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는 분위기다. 반면 신인선수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다. ‘굳이 줘야하는 것인가’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KBL은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비계량 부문 시상에 대한 기준을 낮췄다. 신인선수상 부문 역시 43경기를 소화한 6개 구단(DB, SK, 인삼공사, KT, 삼성, 오리온) 신인선수는 정규리그 16경기 이상을 출전, 42경기를 뛴 나머지 구단(LG, 전자랜드, KCC, 모비스) 소속 신인선수는 15경기 이상을 나섰어야만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이 기준에 충족하는 선수는 리그 통틀어 단 3명. 김훈(24·DB), 박정현(24·LG), 전성환(23·오리온)이다.

 

후보군이 적어서 논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받을 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김훈은 이번 시즌 23경기에 나와 평균 10분 48초를 소화하며 2.7득점 1.4리바운드를 했다. 박정현은 20경기 출전 평균 7분 54초를 뛰며 2.2득점 2리바운드에 그쳤다. 전성환은 17경기 평균 9분 28초 출전 1.4득점 1.8도움이다. 가장 좋은 기록 두 가지로만 본 것인데 평균 3 이상을 기록하는 수치가 없다.

 

그렇지만 ‘주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기록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생애 한 번뿐인 신인선수상을 받을 기회를 뺏는 것은 불합리하다. 감정적 호소가 아니다. 규정에는 기록 관련이 없다.

 

2019∼2020시즌 KBL 대회운영요강 제48조(표창)에 따르면 신인선수상의 기준은 정규경기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 중 1명(외국 선수 제외), 출전 가능경기 1/2 이상 출전(리그 정상 개최시)이다. 아무리 부진했어도 해당 시즌에서 가장 잘한 선수에게 신인선수상을 주는 것은 전혀 이상이 없다. 오히려 주지 않는 게 더 문제다. KBL 관계자 역시 “성적이나 출전 시간은 명시돼 있지 않다”고 짚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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