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풀스토리] “후배들, 포텐 터졌으면”…욕심 없는 KIA 최형우의 바람

 

[스포츠월드=포트 마이어스(미국 플로리다) 이혜진 기자] “후배들 포텐이 좀 터졌으면….”

 

최형우(37·KIA)의 시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이제껏 해왔던 루틴 그대로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새롭게 사령탑에 오르면서 스프링캠프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지만, 최형우 특유의 침착함만은 여전하다. 25일(한국시간) 치른 미국 독립리그 연합팀(포트 로더데일 수퍼스타즈)과의 연습경기에서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 올린 뒤에도 마찬가지. 최형우는 “연습경기 홈런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웃을 뿐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최형우의 야구사전엔 ‘욕심’이란 단어가 사라졌다. “지금 이대로도 너무 좋다”고 말한다. 특별히 무엇인가를 노리기보다는 ‘현재’를 고스란히 즐기고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음에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한 만족과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형우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고 있지만 그러한 것들이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베이스러닝을 한 바퀴 돌고나면 숨이 더 찬 것은 있다. 그건 인정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다만, 개인이 아닌 팀 이야기라면 또 다르다. 2017시즌 ‘V11’을 새겼던 KIA지만, 이후 내리막길이다. 2018시즌 턱걸이로 가을야구를 경험한 데 이어 지난 시즌엔 7위까지 밀려났다. 팬들의 질타는 따가웠고, 명문구단으로서의 자존심에도 상처가 났다. 올해도 안치홍 등이 전력에서 빠지면서 조금은 박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운을 뗀 최형우는 “한 번 약팀 이미지가 굳어지면, 이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더 늦기 전에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냉철한 분석을 내놓았다.

 

팀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새 얼굴이 나와야 한다. 긍정적인 대목은 예전과는 달리 후배들이 적극적으로 다가와 질문한다는 것. 최형우는 “정말 많이 물어본다”면서 “너무 좋다. 덕분에 말을 많이 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그러면서 “냉정하게 말해 우리 팀은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그래도 잠재력 있는 친구들은 많다. 작년 캠프 때에도 지켜볼 만한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열심히 하는 만큼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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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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