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풀스토리] 코로나 여파…머나먼 타국에서도 걱정뿐인 선수들

 

[스포츠월드=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 이혜진 기자] “걱정뿐이죠.”

 

스프링캠프는 한 해 농사를 위해 밑바탕을 다지는 시간이다. 중요성에 대해선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먼 타국에서 훈련에 매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강도 높은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데다 경쟁의 압박감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한 달 넘게 가족들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 정해진 일정을 마치고 나면 선수들의 휴대폰이 바빠지는 이유다. 보통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가족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선수들의 목소리가 부쩍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한국을 뒤덮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위기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선수들도 한국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SK 선수단의 경우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고 있지만, 가족들 생각에 긴 한숨을 내쉬곤 한다. 소문난 딸바보 박종훈은 “코로나19 때문에 너무 걱정이 된다. 되도록 외출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더욱이 야구는 팀 스포츠다.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생활하는 만큼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큰 파장을 낳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첫 발을 내딛고 있는 김광현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현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김광현은 “가족도 그렇고 한국에 있는 선수들도 그렇고 걱정이 많이 된다. 한 명이 걸리면 팀 전체가 망가질 수도 있지 않는가”라면서 “올림픽도 있는데 상황이 안 좋은 것 같다. 마스크도 충분하지 않다고 하던데 빨리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앞으로의 일정 또한 불투명하다. 당장 시범경기가 코앞이다. 개막 연기에서부터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는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단 10개 구단 단장들은 조만간 실행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최대한 빠르게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각 구단의 마케팅 팀장들도 따로 모여 팬들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귀국 장면도 조금은 달라질 듯하다. SK의 경우 선수들은 물론 공항으로 배웅하러 나오는 선수 가족들에게도 체온을 재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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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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