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이영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현대건설의 위기, 이영주(21)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이 난관에 봉착했다. 탄탄했던 조직력에 구멍이 생겼다. 수년간 주전 리베로로 활약해온 김연견이 지난 4일 흥국생명전 도중 왼쪽 발목 골절로 수술대에 올라 시즌 아웃됐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대체자로 이영주를 낙점했다.

 

김연견의 공백이 크리라 예상은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더 심각했다. 이영주는 첫 출전이었던 15일 인삼공사전에서 리시브 효율 0%를 기록했다. 리시브 22개를 시도해 정확 5개, 실패 5개로 부진했다. 18일 기업은행전에서는 효율 17.86%(시도 28개·정확 8개·실패 3개)가 나왔고, 23일 GS칼텍스전에서는 효율 21.43%(시도 56개·정확 18개·실패 6개)를 찍었다. 조금씩 나아지긴 했으나 객관적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영주를 돕기 위해 레프트 황민경이 옆에서 함께 리시브를 커버해줬다. 세터 이다영은 분주히 뛰어다녔고 공격수들은 어떻게든 득점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그럼에도 톱니바퀴가 제대로 맞지 않았다. 불안감이 싹을 틔웠고, 이영주의 플레이에 아쉬움이 짙어졌다. 이도희 감독은 “긴장감을 털어내고 경기에 더 몰입해야 한다. 영주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 너무 잘하려 하지 말고 자신 있게만 해줬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현 상황에서 이영주만 탓할 수는 없다. 2017~2018시즌 4라운드 4순위로 입단한 그는 올해 세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원포인트 서버로 가끔 투입됐을 뿐 리베로로 출전한 경험은 사실상 전무했다. 첫해엔 19경기 58세트서 디그 15개 시도, 이듬해엔 26경기 70세트서 리시브 16개 시도, 디그 35개 시도를 기록한 게 전부였다. 올 시즌 후반, 그것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갑작스레 투입된 그가 프로 무대에 적응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전과 백업 간 격차가 큰 것은 비단 리베로 포지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다영이 지키는 세터, 황민경과 고예림이 버티는 레프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을 때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여자부 1위(승점52점 19승6패) 현대건설의 발걸음이 아슬아슬하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KOVO(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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