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넓고 조용하다… 대형 SUV란 이런 것!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 타보니… / 3.0ℓ 6기통 엔진…최고출력 286마력 / 듬직한 외관에 버금가는 폭발적 힘 / 부드러운 코너링… 경사로 안정적 주행

[한준호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은 강력한 힘과 험로 주행 성능으로 다수의 마니아층을 확보한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다. 그런 투아렉이 최근 3세대 신형 차종으로 다시 우리나라 소비자들을 찾아왔다.

투아렉은 지난 2002년 첫선을 보인 폭스바겐 그룹 최초의 럭셔리 SUV이지만 ‘순한 샌님’이 아니다. 1세대 투아렉은 155톤에 달하는 보잉 747기를 견인하는 강력한 힘을 보여준 바 있으며 2세대 투아렉은 죽음의 랠리라고 불리는 다카르 랠리에서 참가와 동시에 우승을 차지, 압도적인 성적으로 3연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폭스바겐의 신형 투아렉은 브랜드 대표 고급 대형 SUV임에도 강력한 힘과 비도로 주행 성능을 지녀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거친 매력의 차다. 사진은 신형 투아렉의 외부 모습. 한준호 기자

3세대 신형 투아렉을 최근 직접 타보면서 그 힘과 장애물 돌파력을 제대로 경험해봤다. 장소는 경기도 양평군과 유명산 일대 국도와 특별히 조성된 산악 비도로 구간이었다.

편도 30여㎞ 국도에서는 굴곡진 구간에서의 주행 안정성과 가속감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최근 들어 웬만한 경유차는 정숙성이 휘발유차와 비교해도 전혀 차이가 없다고 하는데 신형 투아렉은 오히려 경유차 특유의 투박함을 매력 요소로 내세운 듯했다. 부드럽다기보다는 거친 폭발력이 몸으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휘어진 구간에서는 반대로 또 부드러웠다. 뒷바퀴까지 방향을 바꿔 재빠르게 돌아가게 하는 힘이 돋보였다. 그렇게 안정적인 코너링을 자랑하는 신형 투아렉은 3.0ℓ 6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286마력에 최대토크 61.2㎏·m의 힘을 발휘한다. 출발과 동시에 시속 100㎞ 도달 시간 역시 6.1초에 불과해 과연 경유차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국도가 끝나고 산악길로 접어들었는데 말 그대로 비도로 구간의 전형이었다. 눈이 군데군데 쌓여있긴 하지만 햇볕이 내리쬐는 곳으로 접어들자 따뜻해진 날씨 덕에 온통 진흙밭이 돼 있었다.

눈길 주행을 염두에 둔 눈길 전용 타이어를 장착했는데 진흙밭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일단 안전을 위해 경사로를 올라가는 것은 유보됐다. 그 대신, 평지와 비스듬히 경사로를 달리는 구간만 다녀봤다.

일단, 타이어에는 이미 진흙이 두껍게 붙어있어 운행조차 힘겨웠다. 그런데도 울퉁불퉁 깊게 홈이 파인 구간에 들어서자 힘있게 차가 앞으로 나아갔다. 특히 찌그덕 거리는 소리 없이 튼튼한 차체 내구성도 인상적이었다. 비스듬한 경사로는 진입조차 힘들 만큼 차가 계속 미끄러졌다. 핸들 조작부터 무리하지 않고 가속 페달도 마구 밟지 않으며 부드럽게 차를 몰아야 했다.

사진은 신형 투아렉의 내부 모습. 한준호 기자

결국, 경사로에 진입한 후에는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몸이 오른쪽으로 쏠려 차가 뒤집히는 건 아닌가 싶었지만 탄탄하게 중심을 잡고 앞으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산길에서도 뒷바퀴 조향 성능이 빛을 발했다. 차가 한 번에 돌아들어 갈 수 없는 우측 진입로를 후진 한 번 없이 들어갔다.

8000만 원대 후반부터 시작하는 신형 투아렉은 이 정도면 고급스러우면서도 그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강력한 SUV임이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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