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의 막이 오르고 50분 후에 등장한다. 하지만 관객이 영화관을 나갈 때 가장 기억에 남을 인물은 연희다. 

 

 배우 전도연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통해 ‘독한’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는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전도연은 극 중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술집 사장 연희 역을 맡았다. 연희는 오로지 자신을 위해,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헛된 희망을 이용하며 범죄의 큰 판을 짜기 시작한다. 

 

 전도연은 “촬영 때도 중반부에 투입돼 첫 촬영 때부터 남의 현장 같더라. 게다가 첫 촬영을 늦은 밤 산속에서 진행해 더 낯설었다. 첫 촬영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했다”고 기억했다. 

 

 캐릭터에 대해서는 “시나리오가 강렬했고 연희 캐릭터가 파격적이기도 했다. 등장 하는 에피소드 자체가 강렬했기 때문에 힘 빼고서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연기하자고 했다. ‘아무것도 하지말자’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영화를 2번 봤는데, 가편집을 처음 봤을 땐 놀랐다. 그땐 내가 생각한 영화가 아니었고, 그래서 겁이 났다. 이후 언론시사회 때 영화가 싫으면 홍보를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했다”며 “그런데 다행히 김용훈 감독님이 원하는 영화로 나왔더라. 잘 봤다. 시간 설정이나 여러 인물들의 각 이야기가 다채롭게 다뤄져 새롭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말했다.

 극 중 연희와 태영은 연인 관계. 사라진 연희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탕을 꿈꾸는 태영 역에는 정우성이 열연했다. 두 사람은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다.

 

 전도연은 “진짜 어색해서 오글거렸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정우성에게 ‘밥 먹고 얘기하자’ 라며 애교를 부리는 신이 있다. 익숙한 연인을 연기해야 했다. 그런데 제가 그 장면을 찍으며 ‘이런 애교를 안 부린지 오래됐구나’ 싶더라. 너무 낯설고 힘들더라. 그러면서 알았다. ‘아 내가 우성씨랑 첫 현장이구나’”라며 첫 두 사람의 첫 만남을 언급했다.

 

 전도연은 “멜로 영화를 너무 하고 싶다. 코미디 영화도 좋고. 배우로서 정우성을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더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배우가 정우성인 것 같다”며 상대역을 치켜세웠다.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일찌감치 세계 무대를 장악한 ‘칸의 여왕’ 전도연.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달성에 대한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전도연은 “사실 지금도 칸의 여왕 수식어가 붙지만, 아직도 나 자신을 보면 부족하고 채워가고 싶다”며 “그동안 아카데미는 다른 세상 이야기라고 했지만, 이제는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감격스런 마음을 전했다. 이어 “말이 안 나올 만큼 어마어마한 일이고 대단하다.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받았을 때 저 샴페인을 땄다. 봉준호 감독님과 송강호 배우에게 문자를 보냈었다. 그 이후에도 계속 큰 상을 받고 역사를 쓴 거다”라며 기뻐했다.

 

 ‘충무로 최고 배우’라는 칭찬에 그는 “아니다. 저는 최고를 꿈꾸는 거다. 언젠가는 저도 좋은 작품으로 아카데미에 갈 수 있겠다고 꿈꿀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앞으로 아카데미에서 배우상을 못 받으리라는 법이 없다. 윤여정 선생님이랑 같이 아카데미에 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 오는 19일 개봉한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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