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두산 곽빈이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

[스포츠월드=잠실 최원영 기자] 마음의 문을 열고 나니 길이 보였다. 곽빈(21)이 돌아온다.

 

투수 곽빈은 두산의 2018년 1차 지명자다. 데뷔 시즌 32경기 31이닝서 3승1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55로 고전했다. 팔꿈치 통증까지 심해져 후반기에 시즌 아웃됐다. 그해 10월 수술대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마운드에 서지 못한 채 재활에만 1년을 쏟아부었다.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조바심과 욕심이 그를 사로잡았다. 몸이 따라주지 않자 점점 예민해졌다. 곽빈은 “지는 걸 아주 싫어한다. 승부욕이 강한 편이라 재활을 견뎌내는 게 더 힘들었다”며 “조급하게 준비하다 보니 재활이 더 길어진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의지할 곳이 필요했다. 멘탈 코치를 찾아갔다. 두산의 2군 숙소 이천 베어스파크에서는 한 주에 1~2회 취침 전 멘탈 코치와 자율 명상이 이뤄진다. 곽빈은 신인 때부터 멘탈 코치와 자주 대화를 나눴다. 이번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그는 “주로 선생님께서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내가 마음의 문을 늦게 열었다”며 “그만큼 너무 힘들었고 지쳐있었다. 나이가 어려서 더 그랬던 것 같다”고 전했다.

 

차츰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차분히 재활에 임하자 속도가 붙었다. 12월 말부터는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주 5일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 보강 운동을 병행한다. 팔꿈치에 통증이 없고 컨디션도 많이 올라와 곧 캐치볼에 돌입한다.

 

자신과 비슷한 사례인 투수 이영하, 최원준을 보며 꿈을 키웠다. 이들은 각각 2016, 2017년 두산 1차 지명자다. 이영하는 팔꿈치, 최원준은 팔꿈치와 갑상샘 수술을 받았다.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 꽃을 피웠다.

 

곽빈은 “나도 형들처럼 됐으면 한다. 감독, 코치님께서 무조건 천천히 하라고 하시면서 ‘올해의 핵심선수가 돼라’라고 하셨다”며 “큰 힘이 됐다. 어느 보직이든 1군에서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치르는 것이 목표다”라고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김태형 감독에게 한 마디로 어필해보라고 하자 그는 “감독님,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를 1선발로 믿고 쓰실 수 있는 날이 오게끔 하겠습니다”라며 수줍지만 당찬 각오를 들려줬다.

 

뉴시스

 

yeong@sportsworldi.com 사진=최원영 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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