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 주인공의 야구 엘보, 한방 치료가 도움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국내에서 가장 사랑 받는 스포츠를 꼽으라면 단연 프로야구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프로야구도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면 관심이 줄어든다.

그렇다고 모든 야구가 끝나는 건 아니다. 그라운드가 겨울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도 야구는 계속 된다. 새로운 시즌 준비에 열정을 쏟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자생한방병원장

최근 이 과정을 그린 SBS드라마 ‘스토브리그’가 많은 야구팬들을 TV 앞으로 모이게 하고 있다.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의 시즌이 끝나고 선수에 대한 계약 등이 이뤄지는 기간에 스토브(stove, 난로) 옆에서 팬들이 선수와 다음 시즌 운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시즌이 끝난 후의 이야기, 우리나라 프로야구를 잘 묘사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쯤에서 명작으로 꼽히는 야구 영화 ‘머니볼’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작품에 등장하는 팀은 만년 최하위팀, 재정적 여력이 부족한 구단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스토브리그는 허구, 머니볼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는 차이가 있다.

영화 머니볼은 미국 메이저리그 만년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2002년 새로운 전략을 내세워 대기록을 수립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 분)’은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조나 힐 분)’를 영입해 기존의 선수 선발 방식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머니볼’ 이론으로 도전을 시작한다.

저비용·고효율 구조를 구축하고, 출루율이 높다면 다른 구단에서 외면 받던 선수들도 팀에 합류시킨다.

영화 속에서 머니볼 이론의 핵심 선수는 ‘스캇 해티버그’다. 단장은 팔꿈치 부상으로 공을 던질 수 없게 된 포수인 스캇 해티버그를 1루수로 영입하는 파격을 펼친다. 이유는 바로 높은 출루율. 수비도 안되고 팔꿈치 부상으로 투구도 못하는 선수를 놓고 단장과 감독의 갈등은 깊어지지만, 해티버그는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이 걸린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으로 쳐내며 머니볼 이론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해티버그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야구선수들은 팔꿈치 부상에 노출돼 있다. 타자도 지명타자가 아닌 이상 팀의 수비를 위해 투구를 해야 한다. 따라서 선수들이 공을 던지는 동작을 할 때 팔꿈치 관절 부분의 뼈와 근육, 힘줄에 강한 힘이 가해지게 되는데 이 때 팔을 돌리는 동작에서 뼈들끼리 마찰을 일으켜 연골에 무리가 생기기 쉽다. 이런 동작이 반복되면 통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흔히 ‘야구 엘보(내측상과염)’라 부른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함께 침·약침치료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로 이 질환을 치료한다. 우선 추나요법으로 손상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팔꿈치 관절의 변위와 운동장애를 교정한다. 또 약침치료로 통증 부위의 염증을 제거하고 인대를 강화한다. 물론 이러한 통증을 느꼈다면 충분히 쉬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

머니볼은 야구를 다루는 영화임에도 경기 장면은 그다지 많이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난 새로운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변화를 위해 고뇌가 더 상세하게 그려진다. 영화를 보면서 스포츠의 감동은 경기를 통해 이뤄지지만, 감동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뒤에서 끊임 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이들을 생각하게 됐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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